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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ALS/특별한 인생의 쉼표, 유럽에 튼 세 번째 둥지

특별한 인생의 쉼표, 유럽에 튼 세 번째 둥지 :: (1) 막연하기만 한가요? – 준비 및 실행법

그렇다.

가뜩이나 모국인 한국을 떠나서 외로운 유학생활에 간신히 적응하려 하는데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왠 말이냐고? 하지만 "본능적으로"라는 노래에서 "내 생 최고의 사랑일지, 미친 사랑의 시작일지, 해봐야 아는게 사랑이지" 라고하신 윤종신씨의 그 "사랑"처럼, 교환학생으로써 떠나는 것이 막연하기만 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 같지만 어쩌면 버클리 대학 생활 4년보다도 더욱더 값진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지는 해봐야만 알 수 있는 것.

필자의 시작도 그러했다. 비행기라고는 제주도와 뉴욕에 갈 때 밖에 타보지 않았던 필자는 주변 몇몇 친구들의 황홀했다던 경험담들을 토대로 막연한 계획을 시작했다. 이 막연한 시작의 결론이 궁금하다고? 필자에겐 대학생활 4년동안 내려왔던 수많은 결정 중 제일로 잘한 결정이었다고 감히 단정짓겠다. 1500여명의 한국인들이 모여있는 거대한 한인사회에서 마치 한국의 대학생들처럼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미국 (특히 버클리와 같이 한인이 많은 학교) 유학생들에겐 참된 외국생활을 해본다는 건 더더욱 구미가 당기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막연한 발상에 대한 현실성을 조금이나마 가늠해보고자 한다면 Berkeley Study Abroad Office (160 Stephens Hall #2302, studyabroad@berkeley.edu)를 방문하여 Counselor와 상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어느 정도의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면 알 수 있다시피 35개국과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현기증에 시달릴 수도 있으니 몇 가지 팁을 주고자 한다.
 

UC 학생이라면 가능한 35개국의 교환학생 목적지. 대한민국 사람들에겐 낭만이 가득한 유럽에서부터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또 생소하기만 한 아프리카의 Botswana나 Tanzania도 가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 (출처: http://eap.ucop.edu/our_programs/countries/)

목적지 고르기 팁

1. 제3외국어
소수의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들은 영어를 주로 쓴다. 예를 들면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선 자국어를 쓰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자국어 및 영어 사용만 능숙해도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특히 영어와 자국어를 공용하는 국가에서는 교환학생 시작 후 그 언어를 배울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므로 assessment를 보고 결정하도록 하자. 언어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http://eap.ucop.edu/our_programs/countries/ 에 나열되어 있다.

2. 전공 살리기
각 국가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들은 전공에 따라 세부화된 프로그램과 포괄적인 Language & Culture로 나뉜다. 세부화된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전문적인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ex: 독일이나 일본) 및 역사학 사회학 및 국제학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공계 쪽 전공이 아닌 학생들은 (또는 이과 학생이지만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있는 학생) Language & Culture 프로그램을 지원하여 무작정 그 나라의 문화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좋다

3. 여가시간
물론 학생의 첫째 본분인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지만, 공부에만 전념하고 졸업해버리기엔 너무 짧고 달콤한 게 20대의 대학생활이다. 개인적으로 필자에게 교환학생의 기회란 기나긴 버클리 생활에서부터의 짧은 산책 같은 시간이었다. 그러므로 목적지에서 공부 이외의 어떤 특별한 활동이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특별한 활동이 노르웨이에서만 볼 수 있는 피요르드 관광 및 개썰매 타기가 될 수도 있고 파리 시내에서의 여유로운 커피 한잔이 될 수도 있으며 영국에서의 피 말리는 런던 더비 (London Derbies) 관람이 될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개인의 취향을 충분히 고려하여 목적지를 선택하도록 하자

4. 재정계획
가장 구애 받기 싫은 항목이지만 현실과 이상의 균형을 잡는데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할 항목이다. 미국 시민권/영주권자이면서 정부에서 학비 지원을 받는 학생이라면 부담이 훨씬 덜하지만 한국 시민권의 유학생들이라면 좀더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웹사이트에 각 국가들의 물가 및 교통편 등의 세부적인 정보들이 꽤 많이 있으므로 참고할 것.

5. 성적 및 GPA
다소 민감한 문제일 수 있지만 자신의 성적이 교환학생 지원을 할 때 전혀 반영이 안되진 않는다. 일반적으로 GPA가 2.7-4.0 사이인 학생은 무난하겠지만 그게 아닌 학생들이라도 counselor과의 상담을 통해 길을 찾아볼 수도 있다. 심사위원들이 “뻑이가게” 할 정도의 당찬 포부나 계획을 밝힌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 염두해두길 바란다

이 정도의 팁만 숙지했다면 어느 정도 계획이 세부화 되었을 것 이다. 이 몇 가지 세부화된 계획들에 대한 궁금한 점이 많을 텐데 그 점들은 counselor들과 상담을 하면 더더욱 구체화 될 것이다. 교환학생 경험담이나 조언이 듣고 싶다면 counselor들에게 alumni들의 연락처를 부탁해 연락해보는 것도 꽤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 시점까지 오는데 꽤 많은 시간과 정보 수집의 과정을 거쳤겠지만 안타깝게도 신경 써서 준비해야 될 것들은 아직 남아있다. 버클리에 처음 올 때 했던 것처럼 외국에 장기체류 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몇 가지를 체크해보도록 하자 (국가마다 다른 세부적인 내용들은 역시 웹사이트를 참고하도록 하자).

1. Visa 및 resident permit
국가마다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6개월 또는 그 이상 외국에 체류하기 위해 밟아야 하는 중요한 절차이니 꼭 알아보도록.

2. 예방접종 관련 서류
Hepatitis B (B형간염검사)를 포함한 몇 가지 예방접종 이나 보험 및 다른 medical document가 필요한지를 유심히 알아보도록 한다

3. 비상 연락망 구축
외국에 나가서 불상사에 연루되거나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났을 때 필요할 각 국가의 UC office 비상 연락망은 필수로 알아 두도록 한다. 혹시 외국에 지인이 있다면 그 지인의 연락처도 꼭 알아두고 항상 지참하도록 한다.

이렇게 꽤나 장황한 절차를 거친 이후에도 교환학생은 선택과 선택의 연속이다. 마치 TV쇼 “무한도전”의 한 에피소드 마냥 한번의 선택이 다음 선택을 낳게 되는 다이나믹한 영화나 드라마 같은 삶이 될 수도 있다. 이와같이 필자처럼 도착 이후의 삶이 하루하루가 활기차고 매일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즐거울 수도 있지만, 그저 남들이 다 하는 경험만 따라서 추구하다 보면 그냥 “그저 그런” 평범한 삶의 연장전이 될 수도 있다. 인생일대의 한번의 기회, 학생의 신분으로써 한국이나 미국이 아닌 제3의 모국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해본다는 두려울 수도 있는 설레임. 이 앞에서 당신은 부산을 향해 무작정 달리는 KTX 기차 마냥 정해진 길만 곧이곧대로 따라갈텐가, 아니면 “도전~~!”을 외치며 새로운 도전이 주는 설레임에 발을 담궈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