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해봐야 ‘꼭’ 해봐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해 보고 싶은 것은 셀 수 없지만 주어진 시간은 유한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그럴 때마다 가끔 ‘살면서 꼭 해봐야하는 몇 가지’ 라거나 ‘죽기전에 해야하는 몇가지’ 류의 인생 지침서들을 훑어보곤 한다.
너무나도 해볼 것이 많은 버클리에서의 대학생활, 독자들에게 조그만 보탬이 되고자 버클리오피니언의 졸업반 필진들이 모여 ‘버클리에서 꼭 해봐야하는 7가지’라는 주제로 Official Press를 준비하였다.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학생들 사이에선Cal 이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리는 이 학교는 California를 대표하는 학교답게 그 특징도 고스란히 잘 담고 있다. 이른바 ‘diversity’로 정의 되는 California주의 특색만큼이나 재학생들의 인종과 국적, 어쩌면 제멋대로로 보일 정도의 들쭉날쭉 건축물들의 다양성이 이 campus를 잘 나타내주는 단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이웃 Stanford와는 사뭇 상반되는 image). 그렇다면 보통은 간과하기 쉬운 명소들과 특징들을 되짚어 보도록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만한 '사실적인 정보'는 최대한 배제하고 기술하였음을 미리 밝힘.
1. 녹음(綠陰),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공간
Berkeley에 위치한 California State Park. 학교를 처음 방문했을 때 나에게 다가온 이미지는 이랬다. 너무 높아 끝을 보기 힘들 정도의 redwood와 수시로 눈에 띄는 동/식물들, 그리고 학교를 가로 지르는 천(川)까지… 평범한 학교 campus라고 하기엔 스케일이 남다름. 특히 잘 관리된 잔디밭과 물길을 따라 곳곳에 숨어있는 장소들이 매력적이다.
campus 남쪽에서 진입, Barrows에서 Herz Hall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나오는 오솔길이다.
평소에 수업과 수업 사이에 정신없이 앞만보고 늦지 않기 위해 걷던 버릇에서 잠시 벗어나 조금만 주위를 살펴보면 얼마든지 평화롭고 싱그러운 자연을 만끽 할 수 있는 곳들이 즐비해있다.
책 한 권 가볍게 옆에 끼고 물 흐르는 소리를 음악 삼아 혼자 쉬다 와도 좋고, 저 외로이 비어있는 bench를 연인과 함께 채울 수 있는 campus couple인 운 좋은 당신이라면...
'금상첨화'라고나 할까?
2. 시계탑의 비밀
Sather Tower(The Campanile로 더 널리 알려진)는 100m남짓한 길이(높이)에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시계탑이다. 학기중엔 매 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리게 되는데 소리도 일정한 편이라 많은 사람들이 그냥 녹음된 소리를 내보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탑 안에 설치되어 있는 악기를 통해 사람이 직접 연주하여 내보내는 소리라는 사실. 그래서 유명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OST가 울려 퍼질 때도 있고(작년 여름에는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이웃집의 토토로 OST'가 울려퍼진적이 있음) 심지어 이 연주를 가르쳐주는 DeCal class도 있다.
3. Got Power nap?
‘Sound body, sound mind.’라는 표현이 있듯이 몸의 건강은 학습능률과도 직결된다. 제 아무리 Cal학생 이라고 해도 24시간 쉬지 않고 공부에만 매진할 수는 없는 법. 특히 만만찮은 수업과 과제 난이도로 허덕이는 이들(미루어 짐작컨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러할 듯)에게 꿀맛 같은 짧은 휴식만큼 절실 한 것도 없을 것이다.
- MLK multicultural center
Martin Luther King Jr. Student Union건물 1층에 위치한 곳으로 사진상에는 특별 전시회 때문에 자세히 안 나왔지만, 평소엔 편안한 소파와 자그마한 테이블로 채워져있어 휴식에 그만인 장소이다. 예전엔 ID를 보여줘야 출입 가능했지만 최근엔 출입이 자유롭고 특히 지난학기(2010 FALL)이후로 소파와 책상들이 새것으로 교체되 더욱 더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반면에 이로인해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알려지다보니 최근엔 앉을 자리 찾기가 어려울때가 많다는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 Doe Library 1층 reading room
필자가 campus내에서 정말 좋아하는 장소로 손을 꼽는 곳으로서 classical하고 antiuqe한 분위기에 정말 편한 sofa와 couch가 한가득인 곳이다.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있다는 규정 정도만 지켜주면 아무런 규제없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수업 reading과제를 읽는다거나 평소 즐겨 있는 수업 관련 외 책들을 가져와서 읽기에도 더할나위없이 좋은 장소.
- East Asian Library 4층 창가 앞 소파
새로이 떠오르는 곳으로 창문을 통해 내리쬐는 gentle하고 따스한 햇살에 절로 눈이 감기는 spot이다. 주의점은 너무 깊게 잠에 빠져 다음 수업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생길지도.
4. Nobel Laureates 전용 parking permit sign
현재 Berkeley에서 교직생활을 실제 하고 있는 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 전직+현직+은퇴한 수상자를 모두 합치면 무려 22명이나 된다는 사실. 이를 바탕으로 노벨상 수상자에게만 할당된 주차 공간이라는 다소 현실감 없으면서도 멋진 곳이 창출 되어있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도 해주는 대목.
5. Miscellany
The Class of 1925 CourtyardMoses Hall과 Stephens Hall사이에는 과거 그리스 역사 속에서 등장 할 법한 야외 법정이 구성되어 있다.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 되고 잊혀져 가고 있지만 예전엔 더 큰 의미를 띄고 있었다고 한다.
Trefethen Terrace
답답한 실내에서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조그마한 테라스(Davis Hall과 Bechtel Engineering Center사이에 위치)
조금은 특이한 구조의 야외 테이블로 과한 햇살과 바람도 막아줌
Sutardja Dai Hall
지금 공사중인 North West 지역을 제외하면 가장 최근에 완성된 공간. 그래서 그런지 매우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며 cafeteria같은 부가 시설도 구비되어있다. 대신 ‘여기가 정말 Berkeley campus인가’할 정도로 위화감이 드는 게 사실.
A Statue of a duo bears
아담한 잔디밭과 함께 기념촬영하기 좋은 spot, 뒷배경으로 들어가는 Campanile는 덤~!!! (Institute of Transportation Studies Library와Bechtel Engineering Center 사이)
Common Grounds
Dwinelle level F에 위치한 cafeteria로 대부분의 수업이 Dwinelle과 Wheeler에 몰려있어 FSM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곳이다. 또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그 위치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 그다지 심하게 붐비지 않는다는 것 또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단 오후 4시가 채 안 되어 닫힌다는 단점이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들 중 하나인 California Hall앞 잔디밭과 성조기, California 주기.
6. 마치며
Berkeley에 오기전부터 이미 이 근처 지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한 데다가 중간에 군휴학까지 겹치면서 나름 이 근처에서 오래 살아왔고 잘 안다고 자부했던 필자에게도 흥미롭고 신기한 사실들이 무궁무진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수많은 정거장 중 하나일뿐인, 하나의 '누구나 거쳐가는 과정'이라고 대학생활을 치부할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오고 싶어하지만 아무나 못 오는 학교에 당당한 학생으로 재학중임에 자부심을 갖고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필자가 제시한 정보들을 계기로 좀 더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과 관심이 커져 누군가에게 '우리 학교는 ~하답니다'라며 웃음 가득 머금고 신나서 설명하게 될 여러분의 모습을 상상해보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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