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한 패를 이룬 사람들의 무리라는 순 우리말이다. 같은 취미나 목적을 가진 학생들이 힘을 합쳐 모임을 이루는 대학생활의 꽃이라고 불릴만하다. 이런 동아리들은 모임을 구성하는 학생들의 의지에 따라 그 정체성이 결정된다. 그리고 그들의 의지는 곧 그들의 역사가 된다.
버클리오피니언의 4번째 Official Press는 UC 버클리 내 클럽들의 설립과 운영과정을 알아보면서 그들만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리더십에 대해 알아본다.
석현: BerKast는 UC 버클리 유일의 한인 학생 방송국 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한인 학생들에게 한국 사회 이슈에 대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드려 보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오디오 방송으로 시작했는데요, 2011년 2월 현 통합진보당 심상정 대표 방미때 직접 트위터로 섭외하고, 인터뷰를 진행 하는 것으로 첫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버클리에 재직 또는 방문 하고 계신 교수님들을 만나서 다양한 방식의 인터뷰를 진행 하기도 하였고, 작년 말에는 ‘나는 꼼수다’ 미주투어 UC 버클리 공연을 단독 주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부터는 영상방송에 본격 도전하여 한국 시사뿐만 아니라 버클리 주변 소식 및 문화 정보도 다루고 있는데요, 정리하자면, BerKast 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마다치않는 동아리이자, 방송 준비과정에서의 자체학습의 효과도 큰, 알찬 동아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P: 이석현씨가 동아리를 만든 사람이자 1기 국장이라고 알고있습니다. 누구나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건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 합니다.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석현: 음.. 모든 단체나 조직의 시작이 그렇듯 쉽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편입생 출신으로 소위 이방인(?)이었던 탓에 어려운 점도 조금 있었던 것 같구요. 제가 또 성격이 그렇게 유하지도 않아요. (웃음) 한편으론 제가 개인적인 정치적 입장도 비교적 뚜렷하기 때문에 저를 불편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계셨던 것 같습니다. 재정적으로는 ‘삐까번쩍’한 스튜디오를 자랑하는 타 대학의 교내 방송국과는 달리 학교의 어떠한 지원도 기대 할 수 없기 때문에 방송을 위한 기본적인 장비도 회비를 걷어서 충당해야 했구요. 물론 ‘방송’ 이라는,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동아리 특성상 규모를 늘려나가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고 좋은 국원들을 덕택에 하나하나 다듬고 해결해 나갈수 있었습니다. 가끔씩 모여 이야기 할때면 힘들었던 그때를 추억하기도 합니다. (웃음)
EP: 지난 2기국원 모집에서 신생 동아리임에도 불구하고 괭장한 경쟁률을 기록했었는데요, (13명 모집/31명 지원) 국원 선발의 기준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석현: 우선 쥐뿔도 없는 신생동아리에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릴 따름이구요. 국원모집에 있어 저희는 학생 동아리로써 전문적인 능력을 기대하지도,
저희 역시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학생들에게 적확한
한국어 능력을 기대하는 것은 과욕이자 역으로 뛰어난 영어 실력을 고려할때 합리적이지도 않은 부분이구요. 일단
저희는 국원 모집시 10여분간 진행되는 인터뷰를 시작할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을 드립니다.
“결국 면접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고 저희와 ‘결’이 잘 맞는가를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라구요. ‘주관적’ 이라는 말에서도 나타나지만, 결국
20대초반의 학생들이 하는 일이라 완벽히 객관적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이 특혜나 부정을 뜻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만, 충분히 훌륭한 분들을 저희가 그만한 안목이나 혜안으로
바라보지 못했을 수도 있음은 분명하게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EP: BerKast 는 예쁜 여자만 뽑는 다는 소문이 돌던데 사실인가요? 또한 남녀 비율이 2:8 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의도된 것인지?
EP: BerKast 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클럽임에도 불구 하고 굉장히 눈에 보이는 변화와 발전이 있는 동아리 같아요. 아까 말씀해 주신대로 저번학기까진 라디오포멧으로 진행 하다가 이번 학기부터 영상방송으로 바뀌었더라구요. 이렇게 빠른시간에서 팍팍 변화 할 수 있는 비결이 뭡니까? 국장의 독단인가요?
석현: 국장의 독단이라는 말을 완전히 부인하긴 어려울까요? (웃음) 사실 라디오라는 매체는 자주 만나야하고 친숙해야하는 매체인데 저희에게 주어진 현실적 조건으로는 많은 방송을 생산 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구요. 특히 라디오는 DJ에 대한 의존이 높은 편이고 스타 DJ 에 대한 의존도도 상당하거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현재 우리는 그야말로 미디어의 홍수속에 살고 있잖아요? 무한도전도 봐야하고, K-Pop 스타도 봐아하고, EP기자 같은 경우만 봐도 본인이 좋아하는 ‘그것이 알고싶다’ 이런 것도 봐야 하는데, 이런 수많은 미디어 속에서 학생들이 만드는 1시간짜리 오디오 방송이 많은 관심을 받기가 굉장히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시각적인 임팩트가 있는 10분내의 짧은 영상방송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럴듯하게 정리해 보자면 선택과 집중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10분일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게 볼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나갈 예정입니다.
EP: 조금 예민 할 수 도 있는 질문 하나 던져볼게요. BerKast는 ‘정치 색깔이 왼쪽이다’ 라는 지적을 많이 받는걸로 알고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석현: 네, 이야기들이 있죠. 일단 저는 정치적으로 누군가를 선동, 세뇌 하진 않아요. (웃음) 그렇게 하려한들 가능하지도
않구요. 물론 제 개인의 정치적 입장은 있습니다. 그러나 국원을 뽑는
과정에서 그런 요소들이 반영 되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예를들어 작년 2기 국원 모집 인터뷰 때는 지원자분들께 무상급식에 대한 생각을 여쭤 보았는데요. 사실 찬성이냐
반대냐는 전혀 의미가 없었고 얼마나 생각을 짜임새 있게 설명하느냐가 관건 이었거든요. 현재 BerKast
에는 제가 선동할래야 선동할 수 없는 다양한 정치색을 가진 국원들이 있고,
각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존중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과론적인 기계적 중립보다는
취재준비 과정에서의 충분한 토론과 사실확인 과정에서의 중립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석현: 아무래도 작년 겨울 700명 규모의 “나꼼수” 행사를 주최했던 일이겠죠.
EP: 그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나꼼수”를 학생 신분으로 캐스팅 할 수있던 비결이 뭐죠?
석현: 비결은.. 맨땅의 해딩이죠. 어느날 술 먹다가 나꼼수 미주 투어가 화제로 올랐고, ‘대권후보의 정보는 만인에 공개되어야 한다’ 며 온라인 상에 핸드폰 번호를 공개 해놓은 정봉주 의원에게 무대포로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분 역시 술먹다 전화를 받으셨구요. 그 후 실무진들과 연락이 닿았고 사뭇 진지한 자기소개서와 제안서를 보내 저희의 열정을 증명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EP: 대규모의 공연을 주관하는데 경비충당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석현: 감사하게도 UC Berkeley 의 Center for Korean Studies 에서 나꼼수팀 4인의 숙박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가장 문제였던 것은 3000불에 달했던 Wheeler Hall 의 대관료 였는데요, ‘무료입장 유료퇴장’ 이라는 나꼼수 공연 본래의 철학아래 공연 전 무대에 제가 직접 올라가서 동정에 호소하기도 한 결과, 놀랍게도 1만불에 가까운 자발적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아찔하면서도, 관객분들에게 참 감사한 기억입니다. 신불자 클럽 될 뻔 했습니다. (웃음) 참고로 기타 경비와 대관료를 재외한 돈은 온전히 나는 꼼수다 미주후원회에서 관리하고 있구요. 현재 재외국민투표 독려 캠페인을 위해 쓰이고 있습니다.
EP: 정말 정신없이 달려온 BerKast 의 1년반 이었는데요, 10년뒤 버케스트는 어떤 모습일까요?
석현: 아… 일단 존재했으면 좋겠구요.. (웃음) 사실 당장 1,2년뒤 5년뒤를 생각해봐도 가슴이 벅찹니다. 이런 가슴벅참이야말로 어떤 단체나 조직을 처음부터 시작한 사람들의 특권이라면 특권일텐데요, 10년후의 BerKast.. 10년후라면 많은 발전이 있겠지만, 발전이 있을 것으로 간절히 소망합니다만 (웃음), 청춘으로써 무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 방송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명랑함, 유쾌함을 잃지 않는!
EP: 버클리오피니언에 남기고 싶은 말은?
석현: 같은 언론 동아리로써 버콥에 부러운 것이 참 많습니다. 조회수나 홈페이지 레이아웃, 따라가기 힘든 기술력 등이 있겠죠. 또 버콥은 새글이 자주 올라오는 반면 저희는 현실적으로 2주에 영상 방송 한편 제작하고 있잖아요. 동아리가 시작한 시기도 비슷하고 해서 좋은 자극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버콥에 글을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제 미천한 필력이 허락된다면요. (웃음)
EP: 글을 쓴다면 어떤 종류의 글을 쓰고 싶으세요?
석현: 아무래도 ‘정치덕후’ 인 만큼 관련된 이야기를 쓰지 않을까요? 요즘 이슈 관련해서 쓴다면.. 음..
‘새누리당, 운명이다.’, ‘죄없는자 돌을
던져라 - 이정희를 위한 변명’ 뭐 이런걸 쓰지 않을까요?
아 이런 글도 써보고 싶네요, ‘강남좌파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 염치!’ 뭐이런.. 아 다 덕후스럽고 드럽게 재미없어보이네요. (웃음)
EP: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석현에게 버케스트란?
석현: 아 이거 준비해왔습니다. 이석현에게 BerKast 는, ‘청춘에 대한 예의’ 다.
EP: 정말 준비가 티가 팍팍 나는데요. 무슨 뜻이죠?
그의 말대로 우리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것들 보다 자극적이고 특별하지 않다면 그저그런 방송으로 남겨지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청춘에 대한 예의를 앞세워 수 많은 방송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세상속에
BerKast가 단편적으로 주목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외국대학내의
한인 학생 방송국’ 이라는 특별함이라 말하는 이석현씨. 그는 이어 “그 시선들에게 컨텐츠 충만한 방송으로 화답해야 한다” 며 각오를 다진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혹여 BerKast 를 흡질낼까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BerKast 에 대한 그의 애틋함을 엿볼 수 있었다. “행동하는
20대의 세상과의 접점”, BerKast의 앞으로의 행보가 가슴 벅차게 기대되는
인터뷰였다. BerKast 화이팅!
BerKast Website : http://www.berka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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