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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지금과 같은 삶을 지속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아마도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 생산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최고로 의존하고 있는 석유는 20년에서 30년 후면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른 대응책으로 전 세계가 대체 에너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최소한의 양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은 가히 전세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기대치가 크다. 1g의 석탄을 태웠을 때와 1g의 우라늄을 핵분열 시켰을 때 나오는 에너지는 백만배의 차이가 날 정도이니 원자력 발전의 우수성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효율성이 큰 만큼 내재된 위험성 또한 다른 에너지원들에 비해 훨씬 큰데, 바로 핵무기로서의 이용과 핵 폐기물의 잠재적 위험성 때문이다. 핵무기로서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은 적지 않을 테니, 이번 기회에 핵폐기물의 위험성과 현재 기술력으로서의 처리방법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의 방법은 핵분열이다. 핵분열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원자들이 서로 같거나 혹은 다른 가벼운 원자들로 나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물을 끓이고, 끓은 물은 증기로 변해서 터빈을 돌리게 된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원료는 우라늄이고 우라늄이 핵분열 하게 되면 동위원소의 우라늄과 플루토늄 이외에 갖은 방사선 원소들이 나오게 된다. 이때 새로 생산된 방사선 원소들을 통틀어 핵폐기물이라 부르고 아무런 처리 없이 공기중에 뿌리게 되면 방사선 오염으로 큰 재앙을 맞이 하게 된다. 물론 올바른 처리 방법이 있다면야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현대 기술로는 아직까지 새어 나오지 않게 밀봉하고 놔두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면 계속 밀봉 시켜두면 되지 않겠냐고 반박 하겠지만, 그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래 사진은 핵폐기물들의 방사선 붕괴로 생기는 에너지 그래프인데
핵폐기물들의 수명은 짧게는 십년에서 길게는 백만년이 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하에 매장 한다고 해도 지하수에 녹아들 가능성이 농후 하며, 사실상 사라지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는 이런 핵폐기물들은 한정된 지역 안에서 계속 해서 쌓아 두는 것 또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커다란 문제가 된다. 하물며 보관 중에 실수로 오염물질들이 새어 나가게 된다면 그 또한 엄청난 재앙으로 변할 수 있다.
현재 보관 방법의 또 다른 문제점은 핵폭탄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핵폐기물 중 재사용이 가능한 플루토늄은 원자력 발전의 원료로써도 훌륭하지만 핵폭탄의 주 재료로서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좋은 예로 일본을 들 수 있겠는데, 현재 일본이 축적해놓은 플루토늄의 양으로는 핵폭탄 1만개의 생산이 가능 하다고도 한다. 2년 전, 세계를 경악시킨 원자로 사고를 저지른 일본이 핵폭탄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으니 참 어이없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현재 미국은 핵 폐기물들을 뉴멕시코에 있는 “The Waste Isolation Pilot Plant” 이라는 곳에 매장 하고 있는데, 이곳이 다른 장소보다 적합한 이유에는 이곳 지하 600 미터에는 2억5천년이나 지난 소금이 매장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 말은 즉 그 엄청난 시간 동안 물이 흐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소가 어디에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 방법에도 결국 언젠가는 한계에 달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 핵 폐기물을 처리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현재 전세계가 주목 하고 있는 방법이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파이로 프로세싱” 이라는 방법이다. 사실 이 방법은 한국에서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방법으로 모의 시험시설이 5월에 완공 된다고도 하니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파이로 프로세싱의 가장 큰 핵심은 바로 근원적으로 순수한 플루토늄의 분리를 차단 시킨 다는 것이다. 즉 핵폐기물의 핵무기 이용을 근본적으로 막아 버리는 방법이다. 이 기술은 섭씨 500도씨의 고온에서 핵폐기물들의 용융염으로 변환시킨 후 전기를 흘려 보내 다음 핵분열에 쓰일 우라늄만을 걸러내는 고난이도의 기술이다. 독자들은 아마 여기서 다시 내게 질문 할 것이다. ‘그래도 핵폐기물들이 쌓이는 것은 동일하지 않은가?’ 답은 그렇지 않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에서 파이로 프로세싱으로 모은 핵폐기물 덩어리들을 모두 더 이상 방사선붕괴 하지 않는 안정한 원소로 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핵폐기물의 위험성에서 완전히 벗어 난 것은 아니다. 아직 완성 되지 않은 기술이기에 변수들이 아직 많이 숨어있고, 실제 상용화 되기 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파이로 프로세싱이 완벽하게 우라늄만을 선택할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도 의문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라늄만을 분류 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 플루토늄만을 분류 할 수 있는 기술 또한 언젠가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세계 여러 나라들과는 다르게 파이로 프로세싱 공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결국에 플루토늄의 축출이 가능 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운 좋게도 다가올 한.미 원전 협의 내용의 한국측 입장이 모두 적힌 공문을 한 교수를 통해 받아 볼 수 있었다. 공문 내용은 모두 한국의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 발전과 상용화에 관한 내용 이였는데, 미국의 잠재적 반대의견에 관한 대응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원전 건설에 미국측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가슴 아팠지만, 공문만 보아도 한국이 원자력 개발과, 원자로 건설에서는 다른 선진국들과 어깨를 마주 할 정도로 발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미국이 제재를 가하지 않는 한, 아마도 이번 신기술은 한국이 완성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절망적인 말이지만 결국 현재 우리가 핵폐기물을 완벽하게 다룰 수 있는 기술은 존재 하지 않는다. 현재로서 최고의 방법은 결국 각국간의 양심적 원자력 발전과, 신기술이 상용화 되기 까지 안전하게 핵폐기물들을 보존 하는 것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만 보아도 적절한 대비와 후속 조치만 있었어도, 이렇게 큰 방사선 누출은 없었을 거라고 본다. 막대한 에너지를 얻는 대신 그 위험성 또한 막대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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