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even Invest? (from LogiCAL Investment Team of UC Berkeley, http://logicalinvestment2014.wordpress.com/)
투자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큰 유혹은 복리의 마술이 아닐까 싶다. 여러 종류의 대형 포털 인터넷 뉴스를 장식하는 수 많은 저질의 금융, 투자 관련 기사들은 전설적인 개인 투자자 누구누구가 300만원으로 5억원을 벌었다더라 하는 무용담을 전하기에 바쁘다. 그러한 기사에서 한 차례도 빠짐없이 나오는 말은 바로 복리의 마술이다. 초기 자금 300만원을 이용해서 월 평균 꾸준히 10%의 수익률을 기록하여 최종 수익금 5억원을 달성하였다는 그 마술은 만약 사실이라면 온갖 찬사의 대상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여기서 주의하여야 할 점은 월 10%의 수익률이 누적수익률이 아닌 누적 복리 수익률이라는 점이다.
1. 300, 330, 360, 390, 420, 450, ...
2. 300, 330, 363, 399.3, 439.23, 483.153, ...
첫 번째의 수열은 원금 300에 대한 (제일 처음에 가지고 시작하는 초기 자금) 월 10%씩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낸 것이고, 두 번째의 수열은 바로 직전 숫자에 대해 10%의 수익률을 올리는 상황을 나타낸 것이다. 당연하게도 두 번째 수열, 즉 복리계산법이 숫자의 증가가 더 크다. 위에 언급한 기사들에서 일컫는 복리수익률이란 두 번째의 수열에서처럼 매 달 꾸준히 바로 직전 달에 비해 일정한 수익을 올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도 그럴것이 만약 1번 방법대로 300만원을 5억원으로 불리려면 5억원과 300만원의 차이를 매달 300만원의 10퍼센트인 30만원씩 모아 버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5억원-300만원)/(300만원*10%) = 1656.667. 즉, 어림잡아 1657달이 필요한 것으로 최소 138년이란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반면에 두 번째 수열에서 나타나는 복리수익률을 따라간다면 대략 54달, 다시 말해 4년 반의 시간만이 필요하다.
얼핏 본다면, 원금 재투자를 통한 복리수익률의 마법을 통한다면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을것만 같다. 하지만 멍청하기 그지없는 이 전제에는 두 가지 맹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 매달 10%의 복리수익률은 굉장히 성취하기 어려운 것이다. 자신의 원금도 아니고 (우리의 예시의 경우에서는 300만원), 현재 총 투자자산의 10%라는 수익률을 매 달 달성한다는 것은 정말 비현실적일 만큼 굉장한 성과이다. 흔히 말하는 역사에 남을만한 투자의 천재들이 올린 수익률에 비해서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다. 두 번째로 복리의 마술은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아래 예시를 참고하자.
1. 300만원에서 10%의 수익률을 올린 이후, 재투자를 통해 10%의 손해를 보았을 경우:
300 -> 330 -> 297
2. 300만원에서 10%의 손해를 본 이후, 재투자를 통해 1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경우:
300 -> 270 -> 297
돈을 잃은 뒤 벌건, 번 뒤 잃건 복리의 마술은 당신에게 더 이상 마술이 아닌, 단지 함정일 뿐이다. 이렇게 불리한 게임을, 그 것도 4~5년이라는 시간에 걸쳐서 꾸준하고도 대단한 성과를 올려 왔다는 말이 진실일 수 있을까? 또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왜 그 긴 시간동안 세계 최고의 헤지펀드나 투자기관에서의 투자가 아닌 개인 투자를 고집했는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아닌 한국 인터넷 포탈 저질 찌라시 기사에만 소개 되었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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