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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삐뚤어진 국민들.

얼마전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중국인 친구와 논쟁 아닌 논쟁에 휩싸인적이 있었다.

"한국은 근대 사회 이전까지 중국의 부속 국가였다"

우연치 않게 나온 한중 역사에 관한 이야기 중에 시작된 이 어처구니 없는 주장과 논리에, 필자는 무능하게도 결말을 맺을 수 없었다. 서로가 주장하는 역사적 배움과 사실이 판이하게 상반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의 '진실'만을 토해낸 채 씩씩 거리며 집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가끔 길을 걷다 짧은 생각이 자주 스쳐 지나간다. 무엇이 과연 진실이며, 혹 진실이 존재한다면 어떠한 증거로 거짓과 혼란 속에서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인가? 



독일 나치 시절 '국민 계몽 선전부 장관' 자리에서 히틀러의 최측근 보좌를 맡았던 괴벨스, Paul Joseph Goebells, 는 선전의 천재였다. 그는 히틀러의 옆에서, 게르만족이 아니었던 히틀러를 고작 대사 몇마디로 독일 전 국민을 사로잡게 했고, 역사상 가장 악명높은 통치자로 만들었다. 그런 괴벨스는 몇가지의 명언을 남기고 자살을 하게 되었는데, 그중 인상 깊었던 몇마디를 적어본다.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되고, 그 다음에는 의심받지만, 되풀이 하면 결국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

"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느냐 따위를 추궁당하지 않는다."

"대중은 여자와 같아 자신을 지배해 줄 강력한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선전가는 국민의 흔들리는 영혼을 이해하는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우연치 않게 알게 된 괴벨스라는 인물과, 이 거짓말쟁이 선동꾼이 비굴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몇마디에 필자는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마치 현재 우리 사회 속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귀띔 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2008년 광우병 사건을 기억하는가? 30개월 이상된 소에서 SRM을 제거하고, 이 미국소를 무제한으로 수입했을 때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0.000000000000000000263157894737% 밖에 되지 않는 통계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광화문 네거리로 뛰쳐나와 광우병이 아닌 '광우뻥' 선동질이 매료되어 온 나라가 난리였었던 그때를?

전세계 13위 경제 대국인 동시에, 클릭 몇번으로도 올바른 정보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도 대한민국의 수많은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바보로 남아있다. 물론 그들의 배움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마치 청개구리인 마냥 올바른 말을 들으려 하질 않을 뿐이다. 전국민이 조롱당한, 불과 몇년밖에 되지 않은 2008년 '광우뻥' 사건을 겪고도 말이다.



2014년 참으로 안타까운 비극을 겪은 대한민국은, 2015년이 되서도 슬픔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도리어 점점 이상한 길로 빠져들고 있다. 괴벨스를 능가하는 선동꾼들의 비열하고 야비한 국가전복 유도에 또다시 전 국민이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전복을 꿈꾸는 세력들은 언제나 존재해왔고, 항상 기회를 옅보았다. 그러다가 몇몇 유가족들 뒤에 숨어, 또다시 이렇게 국가가 슬픔에 비통한 시기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앞에서 태극기를 찢고 불태우고, 국가 원수가 탄 비행기를 폭발 하겠다 협박하며, 심지어 2014년 참사 뒤에는 국가의 계획적 음모가 존재한다는 배은망덕한 소리를 하면서도,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온갖 혜택을 누린 채 지금도 '열사', 혹은 '깨어있는 젊은이' 대접을 받아가며 우리와 같은 '한국인' 으로 살고 있다. 참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일 아닌가?

물론 정부 초기대응의 미흡함도 문제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여객선 사고라는 명백한 팩트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말도 안되는 선동꾼들의 장난에 놀아나고 있다. 괴벨스의 말처럼 끊임없는 거짓과 선동에, 그들에게 이제 진실은 결코 중요하지 않은것 같다.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겐 이해할수 없는 국가를 향한 미움과, 어쩌면 정말 국가전복을 원하는 위험한 사상만이 존재하는 거 같다.

2015년. 더이상 일년전 아픔의 원인에 대하여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부가 아무리 리포트를 공개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좌초된 배를 건조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삐뚤어진 마음과 위험한 사상은 변할 기미 조차 보이지 않는다. 

날이 갈수록 대한민국에서 진실은 가치는 떨어져 가는 것만 같다.

진실을 거부하고 삐뚤어진 마음으로 거짓 선동하는 사회적 위험 요소들에게, 이제는 대한민국 공권력과 헌법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닌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