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얼굴을 지켜주세요

Posted by 희씨
2015. 10. 13. 13:00 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1]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그리고 <! 마이 베이비>. 누구나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갔을 법한 한국 예능 TV 프로그램들이다. 요즘 방송계에 셰프(chef) 바람이 불어 "쿡방"이라 불리는 요리 프로그램들이 잔뜩 생기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했던 방송 소재는 바로 '육아'였다. 방송인을 떠나 사회적으로 유명한 위치에 있는 가장을  가족들이 모여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방송하는 프로그램부터, 엄마와 아빠 모두가 잘 알려진 가족들이 모여 일상적인 모습들을 서슴없이 공개하는 프로그램까지. 비록 다양한 플랫폼을 자랑하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는 해도 앞서 말했던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방송을 통해 그려내고자 하는 궁극적 테마는 같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모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법한 '부부 사이의 소소한 갈등과 아이들의 천진난만함 틈에서도 생성되는 가족 간의 화목함과 가족애'를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였던 축구선수 송종국의 이혼 소식과 불륜 사실이 떠들썩하게 전해지며,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되었던 그의 자녀들이 원치 않는 주목을 받고 있다. 며칠만에 거의 모든 포털 사이트에 전면 도배된 그의 소식은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던 그의 아이들의 정황을 걱정하는 누리꾼들로 가득했다. '육아 방송'이 인기를 얻으며 꾸준히 우려되어왔던 부분에 다시금 불이 지펴지고 만 것이다. 방송인 또는 유명 사회인의 가족 공개, 과연 괜찮은 일일까?


[2]



<아빠! 어디가?> 라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송지아, 그리고 아들 송지욱을 공개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은 송종국, 박잎선 부부가 이혼 서류 제출을 통해 9간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혼 사실이 공개된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아와 지욱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안타까움을 표출하고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송종국은 이혼 사실을 능가하는 구설수에 오르며 그의 가정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SNS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통해 확산된 송종국 바람 내연녀라고 칭해지는 한 여성의 사진들 속에 등장하는 송종국이라고 추정되는 인물과 흔적에 대한 증거 수집과, 덧붙여진 의미심장한 캡션 내용의 해석, 게다가 그 사진들을 향해 일침을 놓는 듯한 부인 박잎선의 인스타그램 계정 포스트를 토대로 논란이 야기되었다. 뿐만 아니라 부인 박잎선의 충고에 대한 뻔뻔한 반응을 보인 송종국의 '내연녀'의 새로운 글까지 널리 퍼지며, 송종국의 불륜설은 잠정적 확정을 받게 됐다. 이로써 방송 당시 스포츠계 대표 '딸바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자신의 딸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아내던 그가 가정을 파탄냈다는 사실은 많은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송종국의 가족이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며 꾸밈없이 비추는 듯했던 사랑 넘치는 화목한 가정의 모습마저 거짓이라고 의심할 수는 없고, 그 당시에만 하더라도 단 2년 만에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송종국이 부인을 두고 바람을 피웠는지 안 피웠는지에 대한 도덕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서라도,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논란의 중심에 그의 아이들이 자꾸만 거론된다는 것이다송종국 부부의 이혼설이 불거지며 그가 지아와 지욱이에 대한 양육권과 더불어 친권까지 포기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졌다. 그 후, 많은 이들은 그의 아이들이 앞으로 커가면서 받을 더  피해와 상처가 걱정된다며 왈가왈부하기 시작했다. 이미 아이들에게만은 자랑스러운 아빠인 송종국과의 방송 출연을 통해 얼굴은 물론 신상 정보까지 낱낱이 알려져 버린 지아와 지욱이가 주변으로부터 받을 상처와 혼란스러움은 아무도 보상해줄 수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3]



위 사진은 송종국의 전 부인이자 지아와 지욱이의 엄마인 박잎선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이다. 인터뷰를 통해 "이미 지아나 지욱이도 커서 온라인을 접하고 있다"고 밝히며, "추측성 글과 욕으로 가득찬" 글들의 자제를 부탁했다. 이번 사건 역시 누리꾼들에게는 잠시 동안 왁자지껄 떠들다가 다른 먹잇감이 생기면 한순간에 구겨서 내던져버릴 가십거리일 뿐이겠지만, 지아와 지욱이에게는 "최고의 아빠이자 멋진 아빠"에 대한 모욕이며 자신들에게도 너무나 큰 상처로 다가올 해프닝일 것이다. 송종국, 박잎선 부부도 그저 평범한 부부 중 한 쌍이었을 뿐이며, '결혼'이라는 두 사람의 맺음에 따라온 결코 쉽지 않은 책임감을 지키지 못하여 겪은 불화와 그들이 고심 끝에 내리게 되었을 '이혼'이라는 결정은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사례일 뿐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두 사람 모두 방송 출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자신들과 아들의 존재를 알렸고, 그 때문에 겪게 되는 관심의 부담이나 세간의 수군거림은 예상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현재의 상황도, 사태의 심각성도 똑바로 알아차리고 있지 못할 어린 아이들로서는 주위 사람들의 반응과 관심 하나하나가 낯설고 두려운 일일지 모른다. 어른들의 일로 아이들의 평화까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4]



최근 있었던 비슷한 사례로는 방송인 김구라와 그의 아들 김동현의 상황이 있겠다. 김구라의 경우에는 아내의 빚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과 비난 시작된 지 어언 만에 결국 협의 이혼으로 결혼 생활을 마무리하고, 아들 김동현 군 양육을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도 그와 동현 군을 바라보는 방송 시청자들의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그들은 김구라 본인이 겪었을 어려움과 마음고생에 대한 걱정만큼이나 그의 아들 김동현 군이 받았을 심리적 고통에 대한 걱정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아들 김동현 군은 송종국의 자녀들과는 조금 다르게, 아빠를 따라 방송에 처음 출연한 이후 자발적으로 방송 활동을 계속하였다. 쉽게 말해 그는 스스로 자신을 사람들에게 더 잘 알렸기에 자신의 부모님이 일으킨 논란으로 인해 받을 타격이 조금은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김구라가 힘든 상황을 예민한 시기에 견뎌준 동현이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밝힐 만큼 부모의 이혼은 아이의 상황이나 나이를 막론하고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주위에 얼굴도, 이름도 모르던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관심으로 인해 부담을 안게 지아와 지욱이 같은 어린 자녀들은 도대체 무슨 죄가 있길래 일반인이었다면 걱정을 안 해도 될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지아 지욱이의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드러난 적이 없었더라면 송종국이나 김구라가 이혼을 했더라도 그들의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받아야 할 관심의 무게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육아 방송'을 떠나 또 다른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출연 멤버들 역시 가족 공개에 대한 두려움과 난색을 표한다. 대표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 MC로 알려진 유재석은 자신의 소중한 아들이 "평범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며 아들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의사를 밝혔다. 우리 모두는 그의 발언을 통해 느껴야 할 한가지 일침이 있다. 방송인 역시 결국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며, 그들의 자녀 또한 대한민국 사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범함 누릴 권리가 있다는 이다조금은 진부한 얘기일지 몰라도 연예인이나 사회인이 구설수에 오를 때마다 우리가 매번 잊고있는 사실임은 인정해야 한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권리 운운하며 자신들이 관심 가지는 방송인의 가족 공개를 떳떳하게 요구하는 사람들이 난무한다. 자신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억지로 정하는 그들만의 "알 권리"의 범위에 앞서, 가족이 안정적으로 평범한 일반인 가족처럼 살아갈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 특히 얼굴 공개로 인해 아이들이 짊어져야 할 관심과 노출의 무게는 20대 미만의 나이 대에 지극히 부적절하다고 본다. 방송인을 포함한 유명인 가족들도 남들과 다름없이 조용하고 소소한 일상생활을 있도록 그들의 "평범할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 현재로선 쉽게 바뀌지 않을 사람들의 불필요한 시선과 관심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 유명인들이 자신의 어린 자녀들의 얼굴 공개를 멈췄으면 하는 바이다.






[1] https://images.unsplash.com/photo-1444117002436-be442e10757e?q=80&fm=jpg&s=ccb3ce0df8bf439bdb6049829cd18332

[2] http://www.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1840058

[3] http://entertain.naver.com/read?oid=396&aid=0000348765

[4] http://araboza.tistory.com/40

[5]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0/16/2013101602144.html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