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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정보 :: Information

#여행을 떠나요



얼마 남지 않은 방학을 앞두고 들뜬 마음으로 수업에도 집중할 수 없고 시험공부는 더더욱 하기 싫을 이때 학생들의 지친 영혼을 일깨워주는 것은 여행 관련 정보나 이야기이기 마련이다. 비슷한 상황의 칼럼니스트들이 함께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3가지 추천 여행지를 소개한다. 서로 다른 매력의 3가지 여행지 중에 당신의 마음에 저장된 최고의 여행지는 어디인가?




1. 욕망이 넘치는 Sin City, Las Vegas.


사람마다 여행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다양한 유적지와 박물관 체험, 자연경관을 보며 감탄하는 여행, 음악과 술에 빠져 파티 속에 나를 맡겨두는 여행, 스파와 마사지를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하는 휴양까지. 이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곳. 그곳이 라스베이거스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내리면 명성에 걸맞게 공항 입구에서부터 슬롯머신이 우리를 반긴다. 공항을 나서면 이곳이 사막이었음을 잊을 수 없게 해주는 뜨거운 더위가 우릴 맞이하지만, 우버를 타고 베가스의 중심지인 Strip에 도착하면 당신은 그 사실을 까맣게 잊을 것이다. 허허벌판이었다고는 믿을 수 없게끔 서 있는 높은 빌딩들과 빛나는 간판들. 그것이 라스베이거스다.


베가스에서는 나 자신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내가 되어 마음껏 일탈을 즐길 수 있다. 즐비한 카지노들은 마치 공짜 돈이 우리에게 손짓하는 듯하고, 유명한 셰프들은 마치 베가스에 다 모인 것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셰프들의 레스토랑이 눈만 돌리면 한가득하다.


음식과 게임이 질렸다면, 내로라하는 디제이들이 매일밤 공연을 하는 클럽을 들러보자. 신나는 음악 속에 들어가 있으면, 마치 이 세상의 어느 걱정도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기분마저 들고, 이 신남이 마치 영원할 것만 같다.


음악에 지쳐갈 때쯤 즐기는 스파는 또 어떠한가? 5성급 호텔 옆에 5성급 호텔 옆에 5성급 호텔인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아무 건물이나 들어가 스파와 마사지를 받아도 세계 어느 곳에서 받은 것보다 기억에 남을 것이다.


너무 당신이 생각한 전통적인 여행의 모습이 아닌 것 같다면, 헬기를 빌려 그랜드캐니언으로 떠나보자. 라스베이거스에는 그랜드캐니언 당일 여행 헬기들이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운행 중이다. 조금만 조사를 해본다면 호텔에서 픽업해서 헬기 투어를 하고 호텔까지 모셔다드리는 서비스를 200불대에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쇼들도 놓칠 수 없다. 베가스에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비틀스, 태양의 서커스 등 원하는 장르의 쇼가 매일 매일 진행되고 있다. 쇼만 보러 베가스를 가도 될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 꼭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의 여행 경험담을 쓰고 싶지만, 베가스에서 할 일만 나열해도 이렇게 페이지를 훌쩍 넘어가 버렸다. 이렇게 할 일이 많다는 사실이 베가스가 최고의 여행지라는 반증 아닐까? 물론 카지노를 좋아하는 필자는 모든 계획을 세우고 가도 게임에 정신이 팔려 절반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가스를 최고로 만들어 주는 건, 우리의 욕망을 실현하게 해 주는 곳이기 때문 아닐까?


2. 테러 위험 지역, 터키의 이스탄불


봄방학 동안 유럽의 체코와 헝가리를 여행하기 위해 열심히 숙소와 비행기를 예약하고 일정도 짜며 들뜬 마음을 가지고 여행을 손꼽아 기다렸다. 여행 후 그 시간을 돌아보면 너무나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기억들뿐이다. 하지만 그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도 비행기가 지연되어 우연히 들리게 된 터키의 이스탄불이다.


뉴스를 통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터키’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테러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스탄불은 유럽의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진지하고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는 경찰들이 서 있었고, 시장 입구엔 보안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도 무섭고 불안한 곳에 미뤄진 비행기 때문에 24시간이나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에 짜증도 나고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과는 달리 시내에 나가니 모든 짜증과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호텔 와이파이를 이용해 ‘이스탄불 유명지’를 검색한 후 급하게 찾아갔던 그랜드 바자르 시장은 그곳의 문화와 사람들의 정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양꼬치 맛집은 나를 터키의 매력에 빠트렸다. 또한, 그곳의 유명 여행지인 블루 모스크와 소피아 성은 오전, 오후, 새벽 언제 보든 너무 아름다웠다.


다른 여행지와는 달리 여행객도 별로 없고 화려한 야경이나 풍경은 없었지만, 터키는 터키만의 매력이 충분한 곳이었다. 비행기가 미뤄지지 않았더라면 봄 방학 때 터키를 여행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이곳에서의 추억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뉴스에서 보이는 이미지의 터키는 그저 위험한 곳,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방문하고 나서 본 터키는 아름답고 꼭 또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 되었다. 비록 유명 여행지는 아니지만, 남들에게 통해 들은 위험한 지역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방문을 미루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여행지이다.


다음 방학 여행지로 이스탄불은 어떤가?

3. 굳이 어디론가 떠나야 해? 최고의 휴양지, .


교통편 예약, 숙소 예약, 관광 계획 세우기, 짐 싸기, 환전하기, 다른 언어로 소통할 준비하기. 아주 간단하게나마 여행을 계획할 때에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나열해보았다. 하지만 벌써 이 정도만 해도 설렘과 동시에 찾아오는 스트레스와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거기다 이 모든 준비가 다 돈, 돈, 돈이다! 물론 여행 당시의 금전 감각을 잃은 소비가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나 물가가 비싼 여행지를 다녀온 후의 탕진을 메우느라 고생하는 나 자신을 볼 때면, 다음 여행 계획을 무한정 미루게 된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돈도 많이 안 들어가고, 일정에 맞춰 빡빡하게 체력 소모를 하지 않아도 되는, 아주 편안하고 익숙한 휴양지가 우리 곁에 있다.

바로 우리의 홈 스윗 홈, 집이다.


자, 함께 상상해보자. 당일의 관광 계획에 맞춰 준비하기 위해 미리 맞춰둔 알람 소리를 듣고 깨어나 부족한 수면 시간에도 서둘러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 시각이 몇 시든, 자연스레 눈이 떠지는 그 순간이 내 기상 시간인 곳. 아침부터 샤워하고 머리를 드라이하고 좋은 옷을 꺼내 입고 풀 메이크업을 하는 것보단, 일어난 모습 그대로 머리를 질끈 묶고 안경을 걸친 채로 침대에서 몇 시간이고 뒹굴 수 있는 곳.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주문해서 먹든, 본전을 뽑아야 할 문화도 없고, 새로이 경험해 보아야 할 맛도 없으며, 그저 허기를 채워줄 용도로 간단히 때우면 되는 끼니들. 침대 밖으로 한 걸음조차 떼지 않아도 내 머리맡이나 발치에서 세계 온갖 관광지와 예능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소중한 노트북 화면. 온종일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않아도 잔소리할 사람도, 이유도 없는, 눈치 볼 필요 없이 오롯이 내 위주로 돌아가며, 나를 위해 존재하는 곳.


내 집.


얼마나 천국 같은가? 옛적부터 이르기를, 집 나가면 고생이라 했다. 내 돈 써가며 바로 일상으로 돌아가려다 보면 그다음 주말이 되어서나 풀 수 있는 엄청난 여독을 안고 오게 되는 먼 곳으로의 탈피는, 오히려 금전적 여유보다 정신적 압박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나 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보다 내일을 생각한다면, 최고 적절한 휴양지는 집이다.



이렇듯 3곳의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해보았다. 이를 능가할 여행지를 알고 있을 정도로 여행에 능통한 당신이라면, 이번 방학 때도 멋진 여행을 해낼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열심히 산 당신,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