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3 혼자이거나, 함께이거나 혼자 밥 먹는다고 하면 놀랄 때는 언제고,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혼자 사는 삶에 이상하리만치 잘 적응하기 시작했다. 5년 전 즈음만 해도 “혼밥”, “혼술” 등 홀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마치 사회적 차원의 필수적인 무언가가 결핍되어 보듬어주어야 할 구제의 대상으로 여겨지곤 했다.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혼밥족들은 마치 치열한 취업 경쟁과 88만 원 세대로 불리는 잿빛 그늘에 놓여 어쩔 수 없이 혼자의 삶을 걷게 된 이들처럼 묘사되었다. 당시 대중에게 ‘자취’의 이미지는 한두 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 텅 빈 냉장고를 열어 별로 남아있지도 않은 반찬 한두 가지에 라면 한 봉지를 끓여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잊어버린 삶이었다. 부모님과 통화하며 “나는 잘 지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로 알 수 없는 죄책감을 감추.. 2017. 3. 21. 어느 4학년의 독백 버클리에서의 첫 학기 첫날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이 난다. 처음 캠퍼스를 거닐던 그 날,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화창했고, 선선히 불어오던 가을바람이 상쾌하던 날이었다. 대학교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부푼 설렘을 가지고 수업을 들었고, 교수의 한 마디도 놓치기 싫어 쉴 새 없이 빳빳한 새 공책에 필기했다. 수업이 끝나고서는 많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다. 함께 기숙사 라운지에서 어떤 수업들을 들어야 하는지, 어떤 교수가 점수를 더 잘 주는지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밤이 되면 친구들과 여기저기서 열리는 이벤트에 가서 선배들을 만나고 자기소개를 하고, 그렇게 지쳐 돌아와 시끌벅적한 하루를 마치곤 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쏟아지는 인간관계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며.. 2016. 11. 2. 건축으로 알아보는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분명 들어 본 적 있는 익숙한 단어 같지만, 막상 설명하려니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면, 당신은 아마도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확실하지 않은 것. 그것이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의 본질이다. Post-modernism라는 단어 자체가 암시하듯 그것은 후기-모더니즘이다. 즉 1920년대를 풍미하던 모더니즘 다음으로 일어난 전반적인 movement라고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POST라는 접두사는 단순히 후기라는 뜻보다는 초월한다는 의미의 ‘탈’로서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을 탈모더니즘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무엇이든 물어보라던 네이버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이렇게 정의한다. “1960년대에 일어난 문화운동이면서 정치, 경제.. 2011. 4.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