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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의 이탈리아 여행기 필자는 이번 겨울, 마음 상태에 따라 같은 공간이 아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 학교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그렇게 정신 사나울 수 없었던 공항이, 단 이틀 만에 엄마와의 여행이 시작하는 설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워낙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필자의 가족은 방학 때마다 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기까지 방방곡곡으로 여행을 다니곤 했다. 하지만 필자가 미국으로 대학을 올 무렵, 아빠의 일도 바빠지게 되었고, 자연스레 셋이 떠나는 여행은 줄어들었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역시 아빠의 바쁜 일정은 변하지 않았고, 4주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을 탓하며 어쩔 수 없이 여행을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가족과의 여행을 많이 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엄마와 나 둘이서.. 2017. 2. 18.
계모가 신데렐라에게 너를 마지막으로 본지도 어느덧 3년이 흘러간다. 나도 늙어가고 있어서 그런가, 요즘 따라 네 생각이 많이 나더구나. 길에서 아이들을 보면 특히 그래. 가끔가다 키가 내 허리까지밖에 안 오는 어린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를 보며, 내 인생에도 저런 행복이 있었지, 어렴풋이 회상한다. 네 언니들에게도 한때 넘어지면 안아달라고 팔 뻗을 온화한 엄마가 있었단다. 네 큰언니가 치킨 너겟과 햄버거 사이에서 큰 고민에 빠져있을 때, 당신이 치킨 너겟을 주문할 테니 딸아이에게는 햄버거를 주문하겠느냐고 물으며 웃어주던 아빠도 있었지. 이제 훌쩍 자라버린 아이들을 어디에선가 보고 있을 아이들 아빠와 나도 예전엔 그런 사람들이었단다. 신데렐라 너의 아버지처럼, 아이들이 험난한 잿빛의 현실 속에서 무지갯빛을 볼 수 있도록 항상 .. 2016. 10. 27.
아이들의 얼굴을 지켜주세요 [1] 와 , 그리고 . 누구나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갔을 법한 한국 예능 TV 프로그램들이다. 요즘 방송계에 셰프(chef) 바람이 불어 "쿡방"이라 불리는 요리 프로그램들이 잔뜩 생기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핫’했던 방송 소재는 바로 '육아'였다. 방송인을 떠나 사회적으로 유명한 위치에 있는 가장을 둔 가족들이 모여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방송하는 프로그램부터, 엄마와 아빠 모두가 잘 알려진 가족들이 모여 일상적인 모습들을 서슴없이 공개하는 프로그램까지. 비록 다양한 플랫폼을 자랑하며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는 해도 앞서 말했던 세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방송을 통해 그려내고자 하는 궁극적 테마는 같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모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법한 '부부 사이의 소소한 갈등과 아이들.. 2015.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