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4 건빵과 별사탕 [cover] 언제부터인가 내 옆자리에 네가 있는 것은 당연했다. 부스스한 머리로 잠에서 깼을 때, 누가 더 많이 먹는지 내기를 하고 올챙이처럼 볼록 나온 배를 두드리며 한숨지은 후 격한 운동으로 죄책감을 달랠 때, 끊임없이 몰아치는 과제와 시험의 파도 속에서 허우적댈 때 그리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종일 잠만 잘 때. 그 모든 순간에 언제나 나는 너와 함께였다. 그리고 언제까지고 변함없이 우리 두 명은 서로의 4년간의 대학 생활을 가득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순진했던 걸까 멍청했던 걸까. 언제나 너로 가득 차 있던 내 옆자리가 공허해진 요즘, 그 텅 빈 자리를 바라보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한숨을 쉬고 있는 나 자신을 매일 마주하고 있다. ‘롱디’ 그리고 ‘고무신’이라는 단어들을 별것 아니라.. 2017. 11. 2. 위기의 후보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탄핵정국이라는 터널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만 같은데, 벌써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12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필자와 같이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이미 재외선거 기간이 시작된 만큼 어느 후보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지 더욱 생각이 복잡해지는 시기이다. 어느 대선이 덜 중요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헌정 사상 초유의 정치적 스캔들을 겪고 난 직후라 모든 국민이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잘 인지하고 있는 만큼 뜨거운 국민적 관심이 대선 후보들의 행보에 몰려있다. 각 후보가 내건 10대 공약 혹은 포스터뿐만 아니라 총 5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주요 대선후보 토론회까지 매일 새롭게 뒤바뀌는 실시간 검색어들을 통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각 후보들을 예.. 2017. 4. 27. 따끈한 추억 한 그릇 다른 모든 생물에게 음식은 그저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원에 불과하지만, 우리 인간은 재료를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요리하고 먹기까지의 전 과정을 하나의 문화와 예술로 생각한다. 살기 위해 매일같이 해야 하는 일치고는 무엇을 먹느냐, 어떻게 먹느냐, 누구와 먹느냐 등 생각보다 많은 열정과 시간, 돈을 쏟는다. 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모든 창의성과 문명은 자연히 우리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고민한 결과물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만큼 음식은 우리 인생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고, 문화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꽤 깊은 의미를 지니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음식을 떠올릴 때면 꼭 그때 함께 먹었던 사람들이나 그 날의 에피소드, 그 장소의 분위기가 함께 생각나지 않는가. 어머니를.. 2017. 4. 22. 너로 물들여진 시간 나의 사랑의 법칙은 단순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 그 외에는 어떤 변수도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먼저 좋아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호감이 생기지 않았다. 아무리 나에게 잘해주고 진심을 전달해도 부담만 커질 뿐, 마음이 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너로 인해 나의 사랑의 법칙에 변수가 생겼다. 평범한 얼굴, 평범한 키, 그리고 평범한 성격. 학기 초 동아리 방에서 너를 처음 본 내게 남은 너의 첫인상이었다. 새로운 신입 멤버들 사이에서 넌 당연히 눈에 띄지 않았고, 오히려 너는 나의 이상형과 전혀 반대되는 사람이었다. 전혀 친해질 것 같지 않았던 우리였지만, 항상 먼저 말을 걸어주던 너의 친화력 덕분에 낯가리던 나도 어느새 너와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우린 친구가 되.. 2017. 3.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