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7 어른들은 악마입니다 [커버포토] “어른들은 어린이들을 무시하고,자신 이외에는 생각하지 않는입으로만 선한 악마입니다.” 유독 안타깝고 슬픈 소식이 많았던 작년 연말, 하나의 기사에 필자의 가슴은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또 한 명의 어린 학생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에 더해, 세상을 저버리려 하기 전 남긴 유서에 담겨있는 어른을 향한 불신과 실망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학교폭력 사건의 수와 성장기 청소년의 자살 시도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어린이들이 어른에게 가지는 신뢰와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해당 학생은 몇 달의 시간 동안 같은 반 학생들에게 성적, 육체적 폭력을 당해왔다. 그리고 그에 대해 두려움과 불편을 지속해.. 2018. 2. 19. 평범한 사람, 특별한 위로 “소크라테스가 말했죠, “너 자신을 알라” . 그래서 하는 말인데 당신,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야”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내 인생의 구경꾼들로 인해 내 인생이 흔들릴 필요없어.” [1] 누구나 한 번쯤 이러한 위로 글귀를 읽어 보았을 것이다. 이렇게도 단순하고 당연한 한마디가 많은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처지에서 이러한 위로를 듣고 싶어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자기감정에 솔직해지기조차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저런 글귀는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존재가 된다. 어쩌면 연인에게, 친구에게, 또는 가족에게 터놓고 말하지 못하는 말들을 담고 담아 망가진 그 마음을 치유해주는 유일한 치료법이 되기도 한다. 최.. 2017. 4. 6. 혼자이거나, 함께이거나 혼자 밥 먹는다고 하면 놀랄 때는 언제고,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혼자 사는 삶에 이상하리만치 잘 적응하기 시작했다. 5년 전 즈음만 해도 “혼밥”, “혼술” 등 홀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마치 사회적 차원의 필수적인 무언가가 결핍되어 보듬어주어야 할 구제의 대상으로 여겨지곤 했다.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혼밥족들은 마치 치열한 취업 경쟁과 88만 원 세대로 불리는 잿빛 그늘에 놓여 어쩔 수 없이 혼자의 삶을 걷게 된 이들처럼 묘사되었다. 당시 대중에게 ‘자취’의 이미지는 한두 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 텅 빈 냉장고를 열어 별로 남아있지도 않은 반찬 한두 가지에 라면 한 봉지를 끓여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잊어버린 삶이었다. 부모님과 통화하며 “나는 잘 지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로 알 수 없는 죄책감을 감추.. 2017. 3. 21. 개헌, 급할수록 천천히 지난 2017년 3월 9일. 수개월 동안 대한민국을 열병에 앓게 했던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게 탄핵 선고를 내린다. 선고 직후 있었던 일련의 유혈사태를 제외한다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우리 국민이 몇 달에 걸쳐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평화롭고 이성적으로 시위하며 마침내 얻어낸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이 승리는 여러 외신에서 놀랄 만큼 너무도 값진 성취였고 이를 통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를 모두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에 기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은 5일 후 3월 14일, 갑작스럽게 정치권에서 자유한국당, 국민의 당, 바른 정당 간의 야 3 당 회동을 통해 개헌을 국민투표로 대선과 함께.. 2017. 3. 18. 2인3각 달리기 [1] 너무나도 상쾌하고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두 남녀가 사랑하는 것이 2인3각 달리기라면, 각자의 다리 한쪽에 줄을 동여매는 그 순간조차도 너무나 황홀하고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너와 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그 일체감은 내 마음대로 움직일 자유를 뺏긴다는 박탈감조차 잊게 만들었다.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서둘러 두 발목에 굳게 매듭을 지었고, 서로를 바라보며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다짐을 속으로 되뇌며 출발선에 섰다. 세상 모두에게 들릴 것만 같던 그 출발의 총소리가 울리는 순간, 우리는 연인이라는 이름표를 가슴팍에 달고 많은 사람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묶인 두 발을 함께 내디뎠다. 열심히 달렸다. 그저 서로의 얼굴과 앞만 보며 묶인 발을 씩씩하게 옮겼다. 하지만 그 누구든 달리다 보면 숨.. 2016. 11. 30. 계모가 신데렐라에게 너를 마지막으로 본지도 어느덧 3년이 흘러간다. 나도 늙어가고 있어서 그런가, 요즘 따라 네 생각이 많이 나더구나. 길에서 아이들을 보면 특히 그래. 가끔가다 키가 내 허리까지밖에 안 오는 어린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를 보며, 내 인생에도 저런 행복이 있었지, 어렴풋이 회상한다. 네 언니들에게도 한때 넘어지면 안아달라고 팔 뻗을 온화한 엄마가 있었단다. 네 큰언니가 치킨 너겟과 햄버거 사이에서 큰 고민에 빠져있을 때, 당신이 치킨 너겟을 주문할 테니 딸아이에게는 햄버거를 주문하겠느냐고 물으며 웃어주던 아빠도 있었지. 이제 훌쩍 자라버린 아이들을 어디에선가 보고 있을 아이들 아빠와 나도 예전엔 그런 사람들이었단다. 신데렐라 너의 아버지처럼, 아이들이 험난한 잿빛의 현실 속에서 무지갯빛을 볼 수 있도록 항상 .. 2016. 10. 2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