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의식4

개헌, 급할수록 천천히 지난 2017년 3월 9일. 수개월 동안 대한민국을 열병에 앓게 했던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게 탄핵 선고를 내린다. 선고 직후 있었던 일련의 유혈사태를 제외한다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우리 국민이 몇 달에 걸쳐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평화롭고 이성적으로 시위하며 마침내 얻어낸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이 승리는 여러 외신에서 놀랄 만큼 너무도 값진 성취였고 이를 통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를 모두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에 기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은 5일 후 3월 14일, 갑작스럽게 정치권에서 자유한국당, 국민의 당, 바른 정당 간의 야 3 당 회동을 통해 개헌을 국민투표로 대선과 함께.. 2017. 3. 18.
<블랙 미러> - 과학의 발전과 인간다운 삶의 경계 매일 밤 우리를 괴롭히며 이불을 발로 차게 만드는 기억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잊히고 결국 머릿속 저 안쪽으로 밀려 기억을 하려 해도 잘 떠오르지 않게 된다. 아무리 진하게 박혔던 첫인상도 꾸준한 만남과 재조명의 기회가 있다면 바뀌게 될 수 있으며, 타인이 뒤에서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는 내가 어떠한 노력을 하든 타인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과 깨달음은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평이함을 잊지 않게 해주고, 서로 쉬이 공존할 수 있게 해준다. 과연 우리가 절대 기억을 잊지 않고 원할 때마다 과거의 기억을 돌려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거울을 볼 때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점수를 봐야 한다면? [1] 라는 한 영국 드라마는 이런 신선한 질문에 대한 상상력 넘.. 2017. 3. 14.
<눈길>: 만주 위안부에서 고향집까지 바로 여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금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북가주의 한국계·중국계·필리핀계 단체들이 협동하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고자 소녀상 기림비를 건립할 계획에 착수해 있는 것. 중국 인사들과 함께 상하이에 세운 소녀상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해외에 건립된 소녀상 기림비가 모두 한국계 단체들의 주도로 세워졌다. 그러나 내년에 완성될 것으로 예정된 샌프란시스코의 소녀상 기림비는 한국계뿐만 아니라 중국계와 필리핀계 사회가 한데 뭉쳐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가 처음 기획된 지난해 9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각종 일본계 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기림비 및 소녀상 건립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남가주 글렌데일에서.. 2016. 11. 23.
연예인의 성 상품화와 비뚤어진 청소년의 성 의식 [1] [2] 최근 소셜 미디어를 돌아다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로부터 옮겨온 충격적인 게시물을 발견했다. 바로 고등학생들이 축제를 위해 맞춘 일명 '반티' 혹은 단쳬 의상을 찍은 사진을 게시한 것이었는데, 그 의상에 쓰인 글귀들이 너무나도 뜻밖이며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넣자마자 74" "해 줘 82" "따먹고 15"와 같이 글과 숫자를 읽는 소리를 조합해서 티에 새겨질 문구를 만든 것은 나름 창의적이었지만, 그 조합이 은유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적인 의미는 고등학생이라는 나이와 학교라는 장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넣자마자 74"라는 문구는 넣자마자 질(내)사(정)"으로 해석이 되고, "해 줘 82"라는 문구 역시 "(섹스)해 줘 빨리" 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먹고 15"라는 문구 또한 .. 2016.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