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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6

어른들은 악마입니다 [커버포토] “어른들은 어린이들을 무시하고,자신 이외에는 생각하지 않는입으로만 선한 악마입니다.” 유독 안타깝고 슬픈 소식이 많았던 작년 연말, 하나의 기사에 필자의 가슴은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또 한 명의 어린 학생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에 더해, 세상을 저버리려 하기 전 남긴 유서에 담겨있는 어른을 향한 불신과 실망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학교폭력 사건의 수와 성장기 청소년의 자살 시도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어린이들이 어른에게 가지는 신뢰와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해당 학생은 몇 달의 시간 동안 같은 반 학생들에게 성적, 육체적 폭력을 당해왔다. 그리고 그에 대해 두려움과 불편을 지속해.. 2018. 2. 19.
개헌, 급할수록 천천히 지난 2017년 3월 9일. 수개월 동안 대한민국을 열병에 앓게 했던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게 탄핵 선고를 내린다. 선고 직후 있었던 일련의 유혈사태를 제외한다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우리 국민이 몇 달에 걸쳐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평화롭고 이성적으로 시위하며 마침내 얻어낸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이 승리는 여러 외신에서 놀랄 만큼 너무도 값진 성취였고 이를 통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를 모두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에 기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은 5일 후 3월 14일, 갑작스럽게 정치권에서 자유한국당, 국민의 당, 바른 정당 간의 야 3 당 회동을 통해 개헌을 국민투표로 대선과 함께.. 2017. 3. 18.
비뚤어진 욕망, 일그러진 꿈 고교 시절, 부정부패가 없는 세상을 만들겠노라 말하고 다니던 소년이 있었다.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학창시절 동안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고, 마침내 만 20세라는 어린 나이에 사법고시를 소년 급제하며 검사직에 오른다. 이제 그에게는 오랫동안 소원해왔던 사회정의를 위해 몸 바쳐 일할 일만 남아있는 듯했다. 그런데 30년 후 2016년. 놀랍게도 그는 정의의 정반대 편, 그것도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렇게 싫어하던 부정부패, 정경유착, 전관예우 등 그 모든 고질적인 사회악들 속에서 권력이 주는 달콤함에 도취된 채 끝끝내 본인의 잘못을 부인하며 버티고 있는 바로 그 한 사람, 전 민정수석 우병우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부패 척결을 외치던 그 청년이 이토록 타락하게 된 것일까? 과.. 2017. 2. 21.
2인3각 달리기 [1] 너무나도 상쾌하고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두 남녀가 사랑하는 것이 2인3각 달리기라면, 각자의 다리 한쪽에 줄을 동여매는 그 순간조차도 너무나 황홀하고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너와 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그 일체감은 내 마음대로 움직일 자유를 뺏긴다는 박탈감조차 잊게 만들었다.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서둘러 두 발목에 굳게 매듭을 지었고, 서로를 바라보며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다짐을 속으로 되뇌며 출발선에 섰다. 세상 모두에게 들릴 것만 같던 그 출발의 총소리가 울리는 순간, 우리는 연인이라는 이름표를 가슴팍에 달고 많은 사람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묶인 두 발을 함께 내디뎠다. 열심히 달렸다. 그저 서로의 얼굴과 앞만 보며 묶인 발을 씩씩하게 옮겼다. 하지만 그 누구든 달리다 보면 숨.. 2016. 11. 30.
민주주의, 그 길 위에서 [1] 지난 한 달은 필자에게 악몽 같은 나날들이었다. 그리고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을 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9년을 지내온 모국에서는 헌정 사상 초유의 정치적 스캔들이 터져 온 나라가 열병을 앓고 있고, 꿈을 가지고 넘어와 공부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나라가 두 동강이 난 채 대립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지켜본 많은 이들은 배신감, 허탈함, 안타까움, 분노 등의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에 휩싸인 채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단이 터질 때까지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우리는 대통령 뒤의 한 개인이, 그것도 자격도 권리도 없는 일개 한 사람이 3년 넘게 나라를 쥐락펴락하고 있을 동안 눈치 하.. 2016. 11. 16.
하시마 섬의 진실,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때로는 백 마디 대화를 나누는 것 보다 하나의 공통된 감정을 느끼는 것이 훨씬 커다란 유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법이다. 월드컵 시즌이 되면 각 나라마다 온 국민이 한 마음이 되어 자국의 이름을 외쳐 대는 것부터, 사소하게는 본인의 학교, 고향, 또는 사는 동네에 대해 가지게 되는 자부심과 소속감까지. 그렇다면 한국인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평소에 자주 느끼는 ‘공통된 감정’에 대해 물었을 때 대부분이 꼭 떠올리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독도 분쟁, 위안부 문제, 그리고 일제강점기 시절 조상들이 겪었던 고통들에 대한 분노 – 즉 일본에 관하여 느끼는 감정이 빠질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독도를 이어 위안부 문제가 채 해결 되지 못하고 있는 이 시점에, 또 한 가지 국민들을 울화로 들썩이게 만드는 진실.. 2015.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