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6 우연의 조각 [cover] ‘우연을 마주하기: 인과로서의 필연을 넘어, 존재로서의 필연으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우연을 마주합니다. 때로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전 애인을 만나 어색한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우연한 아이디어로 성공해 일확천금을 얻기도 하며, 반대로 우연히 사고를 당해 다칠 수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경우에 우리가 스스로 마주한 우연한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 우연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입니다. ‘내가 그 날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당할 일이 없었을 텐데.’ 라거나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잘났기 때문이야. 라는 생각 등이 그 예시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은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불행을.. 2017. 11. 7. 연기학개론 [cover] 연기가 주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울던 사람을 웃게 만들 수도 있고 졸던 사람을 화내게 할 수도 있다. 관객은 배우들의 연기에 한없이 공감하며, 그들의 감정에 동화되곤 한다. 연기는 이처럼 관객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사실 연기로부터 제일 큰 영향을 받는 존재는 연기자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배우가 생각과 완전 다른 실제 성격을 가졌다거나, 예상치 못한 엄청난 스캔들로 대한민국을 흔드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배우가 가지는 이미지와 실제 성격의 차이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언론이 배우들의 연출된 이미지를 선전하는 작업에 합류하지 않았다면 한국 연예계 역시 할리우드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세계가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연기는 멀쩡한 사람을 미치게 하고 미친 사람을 정상.. 2017. 10. 28. 위기의 후보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탄핵정국이라는 터널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만 같은데, 벌써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12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필자와 같이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이미 재외선거 기간이 시작된 만큼 어느 후보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지 더욱 생각이 복잡해지는 시기이다. 어느 대선이 덜 중요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헌정 사상 초유의 정치적 스캔들을 겪고 난 직후라 모든 국민이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잘 인지하고 있는 만큼 뜨거운 국민적 관심이 대선 후보들의 행보에 몰려있다. 각 후보가 내건 10대 공약 혹은 포스터뿐만 아니라 총 5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주요 대선후보 토론회까지 매일 새롭게 뒤바뀌는 실시간 검색어들을 통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각 후보들을 예.. 2017. 4. 27. 소유에 대한 두 가지 관점 - 미니멀리스트들과 콩고의 멋쟁이들 #1. 시장, 상점가, 슈퍼마켓은 이상할 정도로 풍부한, 재발견된 자연을 흉내 낸다 : 그곳은 우유와 꿀 대신 케첩과 플라스틱 위에 네온의 불빛이 흐르는 현대의 가나안 계곡이다. 아무래도 좋다! 사물이 충분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많이 있으며, 더욱이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 너무 많이 있다고 하는 강렬한 기대가 그곳에 있다. 당신은 굴, 육류, 배 또는 통조림으로 된 아스파라거스의 지금이라도 무너질 듯한 피라미드를 손에 넣은 셈 치고 그중에서 조금만 사는 것이다. (1) #2. 시험공부에 질린 나머지 페이스북을 연다. 애들은 잘살고들 있나? 그러나, 이런. 이걸 연 내가 잘못이지. 금세 닫고 만다. 이걸 계속 봤다가는 친구들 소식이 아니라 신상 소식에 훨씬 빠삭해지게 생겼다. 페이지 상하좌우가 제품.. 2017. 4. 20. 평범한 사람, 특별한 위로 “소크라테스가 말했죠, “너 자신을 알라” . 그래서 하는 말인데 당신,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야”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내 인생의 구경꾼들로 인해 내 인생이 흔들릴 필요없어.” [1] 누구나 한 번쯤 이러한 위로 글귀를 읽어 보았을 것이다. 이렇게도 단순하고 당연한 한마디가 많은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처지에서 이러한 위로를 듣고 싶어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자기감정에 솔직해지기조차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저런 글귀는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존재가 된다. 어쩌면 연인에게, 친구에게, 또는 가족에게 터놓고 말하지 못하는 말들을 담고 담아 망가진 그 마음을 치유해주는 유일한 치료법이 되기도 한다. 최.. 2017. 4. 6.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그대들에게 정신없는 한 학기를 끝마치고 맞이한, 찬바람이 기분 좋던 12월 겨울 방학에 오랜만에 책 선물을 받았다. 책 중에서도 특히 표지나 일러스트가 “예쁜” 책을 좋아하는 내가 취향 저격당하게 한 이 책은, 현실적인 동시에 로망 가득한 소설을 쓰기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짧은 글 모음집, 이었다. 페이지 한 장 한 장이 평범하지만 잔잔한 깨달음이 남겨지는 짧은 글귀와 귀여운 일러스트로 채워져 있어 가볍게 읽히지만 자주, 많이 들여다보게 되고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되는 책이다. 워낙 책을 두고두고 반복해서 읽는 걸 즐기는 나에겐 매우 반갑고 고마운 선물이었다. 물론 유명한 작가의 글을 모아놓은 책이라는 점이 제일 특징적이겠지만, 이 책의 특별함을 하나 더 꼽아보자면, 바로 책에 수록된 글이.. 2017. 2.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