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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3

우연의 조각 [cover] ‘우연을 마주하기: 인과로서의 필연을 넘어, 존재로서의 필연으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우연을 마주합니다. 때로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전 애인을 만나 어색한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우연한 아이디어로 성공해 일확천금을 얻기도 하며, 반대로 우연히 사고를 당해 다칠 수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경우에 우리가 스스로 마주한 우연한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 우연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입니다. ‘내가 그 날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당할 일이 없었을 텐데.’ 라거나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잘났기 때문이야. 라는 생각 등이 그 예시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은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불행을.. 2017. 11. 7.
본고장 미국에서 한국 농구를 떠올리다 9회 말 2아웃에 터지는 속 시원한 야구 경기의 역전 만루 홈런, 90분이 다 지난 후 추가 시간에 터지는 축구 경기의 극적인 역전 골까지. 스포츠 경기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봄 직한 일이다.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며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그 정적의 순간, 이후에 폭발하는 엄청난 관중들의 환호는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서 중계방송을 통해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사람들의 손에도 쉼 없이 땀을 쥐게 한다. 공 하나의 궤적에 울고 웃는 스포츠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은 가히 인류가 놀이 (leisure)라는 것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스포츠 중에서 필자가 가장 사랑하는 종목은 바로 농구이다.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링을 통과하는 3점.. 2017. 2. 16.
지진과 원전 그리고 트라우마 계절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였고, 시간이 정지한 듯한 그 날의 오후는 적요했으리라. 가을비와 고요 사이로 흐르는 진한 커피 향기가 어울렸을 그 날, 많은 사람들이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고 달콤한 휴식을 취하거나 가족과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저녁 시간을 보냈을 9월 12일 오후 7시 44분. 예기치 못했던 지진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규모는 5.1이었다. 규모가 상당히 컸기에 이 지진이 본진이 되려나 싶었지만 40여 분 후 오후 8시 32분경 2차 지진이 연달아 발생했다. 규모는 한반도 관측 이래 최대인 5.8이다. 전국의 국민이 진동을 확실히 느낄 정도로 규모가 큰 지진이었다. 그리고 그 지진의 진양 지는 신라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경주였다. 우리가 발을 내디디고 있는 지표면은 언.. 2016.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