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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3

개헌, 급할수록 천천히 지난 2017년 3월 9일. 수개월 동안 대한민국을 열병에 앓게 했던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게 탄핵 선고를 내린다. 선고 직후 있었던 일련의 유혈사태를 제외한다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우리 국민이 몇 달에 걸쳐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평화롭고 이성적으로 시위하며 마침내 얻어낸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이 승리는 여러 외신에서 놀랄 만큼 너무도 값진 성취였고 이를 통해서 앞으로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를 모두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에 기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은 5일 후 3월 14일, 갑작스럽게 정치권에서 자유한국당, 국민의 당, 바른 정당 간의 야 3 당 회동을 통해 개헌을 국민투표로 대선과 함께.. 2017. 3. 18.
나침반은 내 안에 [1] 안개가 자욱한 날이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비가 많이 오는 날, 운전대를 잡았었다. 내 앞의 굽이진 산길은, 비바람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로 인해 차선조차 희미한 상태였다. 앞차가 있으면 따라서라도 가련만, 어느 순간 돌아본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나 혼자였다. 그렇게 안개로 꽉 막힌 길을 난 가고 있었다. 1차선의 산길. 그냥 앞으로만 가면 아무리 길이 험하고 시야가 흐려도 결국 목적지에 닿을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문득 나에겐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 방향이 맞나? 제대로 가고 있는 건 맞겠지? 예정보다 많이 늦게 도착하겠는걸... 다른 차들은 지금 어디쯤 가는 거지?” 이러한 의문들은 마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고민 같았다. 우리는 이동을 하기 전 목적지를.. 2017. 3. 9.
너로 물들여진 시간 나의 사랑의 법칙은 단순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 그 외에는 어떤 변수도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먼저 좋아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호감이 생기지 않았다. 아무리 나에게 잘해주고 진심을 전달해도 부담만 커질 뿐, 마음이 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너로 인해 나의 사랑의 법칙에 변수가 생겼다. 평범한 얼굴, 평범한 키, 그리고 평범한 성격. 학기 초 동아리 방에서 너를 처음 본 내게 남은 너의 첫인상이었다. 새로운 신입 멤버들 사이에서 넌 당연히 눈에 띄지 않았고, 오히려 너는 나의 이상형과 전혀 반대되는 사람이었다. 전혀 친해질 것 같지 않았던 우리였지만, 항상 먼저 말을 걸어주던 너의 친화력 덕분에 낯가리던 나도 어느새 너와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우린 친구가 되.. 2017.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