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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문화 & 예술 :: Culture & Art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수 이적을 만나다

사진 출처: http://www.eventbee.com/view/livepop2011

주위 사람들에게 취미가 뭐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노래 듣기' '악기 연주하기' 등의 음악과 관련된 답이 나온다. 외롭기도 하면서 정신없는 유학생에게 음악이 차지하는 부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감사하게도 UC 버클리에 재학하면서 누릴 수 있는 큰 이점은 샌프란의 역동적인 문화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끝없는 숙제와 페이퍼에 시달리는 우리에게는 너무 먼나라 이야기 같기만 하다. 작년 연말 그 '먼나라 이야기'를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사게 만든 아티스트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이적.

'다행이다', '하늘을 달리다'와 같이 국민 히트송을 부른 이적이 온다는데 '숙제', '페이퍼'가 중요하랴. 그 소식을 듣자마자 필자도 바로 티켓을 구매했다. 티켓이 $30불 밖에 하지 않아 의외였지만 그래도 별 의심치 않고 티켓을 얻었다.

공연장소는 샌프란시스코, 시간은 저녁 9시. 샌프란시스코는 버클리 학생에게 나들이 나가기에 안성맞춤이다. 버클리 캠퍼스 서쪽에서 BART라는 지하철을 타면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번화가는 한 시간 내로 편하게 갈 수 있다.

공연 전 필자의 학교에서 있었던 해프닝을 하나 소개하겠다: 

"이적이 콘서트한데!" 라는 말이 퍼지기 무섭게 많은 버클리 한인학생들이 티켓을 구입하였다. 하지만 이적 '콘서트'가 아니라 위의 광고에 나와있듯이 'Soul Krush'라는 곳이 주최하는 클러빙 이벤트에 이적이 'live performance'를 하는 것이였다. 그와 함께 돌았던 소문은 이적은 노래 3~4곡만 잠깐 부르고 간다는 것. 이 소문과 함께 티켓을 되파는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필자도 그 이야기를 듣고 실망해 갈까 말까 하는 고민을 잠깐 했지만, '3~4곡이던 1곡이던, 이적을 본다는데 그게 문제냐' 하는 마인드로 오랜만에 나가보기로 결정했다.

클럽의 규모는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1~2층 합쳐서 200명은 들어올 만 해 보였다. 역시 이적이 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클럽 안의 대부분은 한국인이였다.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보이는게 클럽의 한국인 중 1/3이 버클리 학생이였던걸로 대충 짐작을 해본다.

예정대로 이적은 11시에 맞춰 등장을 하였고  클럽의 미지근한 분위기는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물론 한국인이 대부분이였다고 하지만, 타국에서 이적의 인기를 실감하니 매우 느낌이 색달랐다. '콘서트'하면 생각나는 대규모 콘서트장과 빵빵한 악기세션이 아닌 비좁은 공간내 클럽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MR이였지만, 역시 이적은 이적이였다. 오히려 좁은 공간에서 이적과 호흡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