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IAL PRESS/그 남자, 그 여자의 고백 - 完 -5 (5) 설렘과 익숙함, 그 속에서 “무수히 많은 착한(멍청한) 남자가 ‘설렘’ 이라는 마약에 중독된 그녀들의 금단현상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녀들은 적당히 나이를 먹고 감각이 무뎌져 설렘의 약발이 들지 않을 때까지, 안정감이라는 신종 마약을 찾기 전까지 끊임없이 그 마약을 갈구한다. 아니, 안정감이라는 마약에 완벽히 중독된 여자들 중에도 여전히 설렘을 갈구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설렘’은 강력한 마약이다”. 오늘도 피곤한 몸을 이끌며 침대에 몸을 눕힌다. 늦은 밤, 새벽이 오기엔 아직 이른 짧은 이 시간이 아마 ‘나’와 함께하는 유일한 시간일 것이다. 누운 몸 아래로 산지 얼마 되지도 않은 메트리스가 벌써 가라 앉은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매사가 귀찮다. 요즘따라 힘든 일도 딱히 없는데 마법에 걸린 너마냥 이유없는 짜증만 난다. 몸을 옆.. 2015. 3. 18. (4) RE: 내 시간 항상 나를 이해하지 못하며 답답해하는 너에게 나는 이 말이 하고 싶었다.난 우리의 관계에서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길 바란 적이 없다. 서로에게 이끌려 연인이란 이름 아래에 하나가 되었을 때 너와 나는 ‘우리’가 되었다. 서로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추억을 공유하며 같이 보내는 날들이 많아질수록 우린 서로에게 익숙해져 갔고, 같이 보내는 순간들이 권태로워졌다. 서서히 각자의 시간과 여유를 찾게 된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네가 너의 자유를 찾기 시작할때쯤 나 역시도 너와의 시간덕에 조금은 소홀해졌던 내 친구들과 보내던 일상이 그리워지곤 했으니까. 하지만 어째서인지 서로의 자유를 갈망하게 될수록 나의 불안감은 늘어만 갔다. 네가 방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생각으로 시간을 지새우는 그만큼 네.. 2015. 3. 11. (3) '내 시간' 너는 내가 요즘 너를 시큰둥하게 대한다고 말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확신한다는 듯한 말투로. 찌푸린 얼굴로 붙어 앉아 로맨틱코미디를 보긴 힘들겠다는 생각에 더 잘하겠다며 웃어넘겼지만, 반 정도는 맞는 얘기였다. 나 역시 요새 많은 것들에 시큰둥해하는 자신을 종종 발견하던 참이었으니까. 다만 틀린 부분은 너에 대한 내 마음이 식어 간다는 듯한 너의 태도였다. 나는 단호히 그 반대라고 말하고 싶다. 너를 만나기 전의 내 생활은 분명 공허했다. 네가 내 일상 곳곳에 도사리던 외로움을 물리쳐준 덕에 내 하루가 얼마나 윤택해진 지 모른다며 나직이 했던 고백은 정말 진심이었다. 너와 함께일 땐 가만히 있어도 허투루 시간을 보내는 것 같지 않았기에, 멍하니 시간을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네가 나의.. 2015. 3. 5. (2) RE: 연락, 그리고 기념일 우리의 이별은 그렇게 또 똑같은 이유로, 연락 때문에 찾아왔다. 나한텐 연락의 횟수가 중요한게 아니야. 많이 만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고. 나는 그저 너를 만났을때 내가 그동안에 느꼈던 서운하고 속상한 감정이, 또 네가 바빠서 나에게 잘 해주지 못해 느꼈던 그런 소홀한 감정이 다 녹아 내리기를 다 잊혀지기를 바라며 만나는거지. 그리고 연락? 1분 1초만에 하는 그런 칼 답장 나는 바라지도 않아. 술자리를 가면 간다,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못 만날꺼같다, 사정이 생겨서 좀 늦을꺼같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 정도는 내가 묻지 않아도 알아서 좀 얘기해주면 안 돼? 항상 내가 시시때때로 물어봐야지만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거냐고. 또 내가 이렇게 걱정되고 뭐하는지 궁굼한 마음에 연락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가끔은 .. 2015. 2. 23. (1) 연락, 그리고 기념일 하루 24시간을 매일 붙어있을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떨어져있는 시간 동안 네 연락이 나에겐 곧 애정이었고 관심이었고 사랑이었어. 아마 너는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지금까지도. 나조차도 어쩔 땐 이해할 수 없거든. 그 얇고도 질긴 연락이라는 줄다리기를 내가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간 네가 나를 점점 싫어하고, 실망하고, 더 귀찮아하게 될까 봐, 우리 사이가 겉잡을 수 없이 멀어질까 봐 견디고 견디고 애쓰며 버티고 버티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아픈 손을 놓고 힘을 풀었는데, 그게 내 사랑까지 함께 놓아버린 거였나 봐. 단 하나, 정말 궁금한 게 있어. 처음엔 누가 등 떠민 것도 닦달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좋다고 24시간도 부족하듯이 했던 나와의 연락이 왜 사귄 지 4개월쯤 돼서 서로에 대해 알 거 다 알고 편해지.. 2015. 2.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