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11 2인3각 달리기 [1] 너무나도 상쾌하고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두 남녀가 사랑하는 것이 2인3각 달리기라면, 각자의 다리 한쪽에 줄을 동여매는 그 순간조차도 너무나 황홀하고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너와 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그 일체감은 내 마음대로 움직일 자유를 뺏긴다는 박탈감조차 잊게 만들었다.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서둘러 두 발목에 굳게 매듭을 지었고, 서로를 바라보며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다짐을 속으로 되뇌며 출발선에 섰다. 세상 모두에게 들릴 것만 같던 그 출발의 총소리가 울리는 순간, 우리는 연인이라는 이름표를 가슴팍에 달고 많은 사람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묶인 두 발을 함께 내디뎠다. 열심히 달렸다. 그저 서로의 얼굴과 앞만 보며 묶인 발을 씩씩하게 옮겼다. 하지만 그 누구든 달리다 보면 숨.. 2016. 11. 30. [500일의 썸머] 운명을 믿으시나요? "이 영화는 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1] 바로 영화 속 내레이션의 일부다. 인트로의 가장 마지막 대사이기도 하며, 영화의 전체적인 테마를 담고 있기도 한, 이 칼럼의 지표가 되어 줄 두 문장이다. 그리고 이건, '로맨틱 코미디'라는 허울 좋은 장르 이름에 속아 달달하고 사랑스러운 커플의 500일간의 연애기를 다뤘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에게 대놓고 던지는 경고라고 해석하면 되겠다.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만남과 반복되는 우연, 착각, 기대와 실망, 그리고 이별과 새로운 시작을 담은 이야기다. 과연 '운명'은 존재할까? 라는 질문 역시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주인공의 입을 통해 들리고, 내레이터를 통해 들리고, 영화를 보.. 2016. 10. 20. BerkOp Weekly - 가습기 살균체 참사와 설리 인스타그램 논란 *BerkOp Weekly (버콥 위클리) 시리즈는 매주 최신 뉴스들과 시사 문제 중 칼럼니스트 임의로 몇 가지만을 선택해 독자들에게 알리고 그에 대한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 반영을 주목적으로 한다. 정치 이슈, 경제, 문화, 사회 등 버콥 위클리가 다루는 주제는 광범위하다.* 1. 가습기 살균제 폐 손상 사망 및 피해 사건지난 2011년 출산 전후 산모 7명과 40대 남성 1명 등이 원인불명의 폐 질환으로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이 중 산모 4명은 사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사망자들의 폐 손상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추정하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곧이어 관련 제품으로 인한 영유아 5명의 사망 사례가 보도되었다. 이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시민위원회' 등이 결성되며 더욱 큰 피.. 2016. 4. 25. 아이들의 얼굴을 지켜주세요 [1] 와 , 그리고 . 누구나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갔을 법한 한국 예능 TV 프로그램들이다. 요즘 방송계에 셰프(chef) 바람이 불어 "쿡방"이라 불리는 요리 프로그램들이 잔뜩 생기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핫’했던 방송 소재는 바로 '육아'였다. 방송인을 떠나 사회적으로 유명한 위치에 있는 가장을 둔 가족들이 모여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방송하는 프로그램부터, 엄마와 아빠 모두가 잘 알려진 가족들이 모여 일상적인 모습들을 서슴없이 공개하는 프로그램까지. 비록 다양한 플랫폼을 자랑하며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는 해도 앞서 말했던 세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방송을 통해 그려내고자 하는 궁극적 테마는 같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모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법한 '부부 사이의 소소한 갈등과 아이들.. 2015. 10. 14. 낯선 이별과 친해지기 인생의 첫 공동체 생활을 하기에 앞서 부모님으로 부터 못이 박히게 들어온 말이 있다.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라.” 우리는 집이나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떻게하면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사이가 틀어졌을 때 어떻게 회복하는지 배우며 자라왔지 그 누구 하나 이별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가르쳐 주지 않았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가장 가깝게 지내던 단짝 친구와자주 다투곤 했는데, 그러면 한 반 친구들과 편을 갈랐고, 내 편 니 편 열심히 싸우다가 다시 화해를 하고혹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면 “우리 이제 절교 하자” 라며 소리를 뻥뻥쳤다. 그러고 집에 와서는 엄마 품에 안겨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정말 그 친구가 나와 절교를 하겠다고나서면 어떡하지 걱정을 하곤 했다. 어린 초등학생에게도 이.. 2011. 10. 16.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