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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6

이번 여름, 국내여행은 어때? [커버 포토] 길다면 길었고 짧았다면 짧았던 2018년 봄학기가 어느새 끝나가고 기말 시험주까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시험 기간의 고통은 잠시 재껴놓고 오늘은 여름동안 한국에 돌아가 있을 많은 독자들을 위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그리고 두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에서 가볼만한 곳 몇군데를 골라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서울러나 부산러라면 이미 익숙한 장소들도 많고 필자들보다 핫 플레이스들을 더 많이, 더 잘 알 수도 있겠지만 이 장소들과 얽혀있는 필자들의 추억과 경험도 같이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감흥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울 특별시 1. 도심에서 캠핑을 즐기는 법, 난지 캠핑장 (마포구 상암동) [1] 반포지구에 있는 새빛둥둥섬, 여의도지구에서 출발하는 다양한 크루즈 등 한강 공원에서 할 수 있는.. 2018. 5. 1.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의 폐해와 극복 방안 [커버포토] 때는 2003년, 나의 초등학생 시절, 김문한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나와는 다르게 서울에서 전학을 와서, 부산 사투리를 쓰지 않고 서울말을 썼다. 내 기억상으론, 그가 유일하게 우리 초등학교에서 표준어를 구사하던 친구였다. 문한이는 아버지 직장 발령 때문에, 가족이 다 부산으로 왔다고 했다. 나와 문한이가 친했던 터라, 부모님끼리도 서로 알게 되었고, 나의 어머니와 문한이의 어머니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어머니를 통해 듣게 된 이야기지만, 아직도 이 이야기가 생생히 기억난다. 문한이 어머니는 부산에 처음 온 것이었고, 서울에서 지방으로 발령받는 순간, 유배 간다는 생각으로 왔다고 했다. 서울에서 평생을 살았던 터라, 지방이 어떤지에 대한 두려움과 서울에서 누리던 문화생활을 .. 2018. 2. 27.
<눈길>: 만주 위안부에서 고향집까지 바로 여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금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북가주의 한국계·중국계·필리핀계 단체들이 협동하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고자 소녀상 기림비를 건립할 계획에 착수해 있는 것. 중국 인사들과 함께 상하이에 세운 소녀상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해외에 건립된 소녀상 기림비가 모두 한국계 단체들의 주도로 세워졌다. 그러나 내년에 완성될 것으로 예정된 샌프란시스코의 소녀상 기림비는 한국계뿐만 아니라 중국계와 필리핀계 사회가 한데 뭉쳐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가 처음 기획된 지난해 9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각종 일본계 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기림비 및 소녀상 건립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남가주 글렌데일에서.. 2016. 11. 23.
순수함, 그리고 겨울에 관해 Seiman C, Flickr 1월, 어느새 해가 진 삼성동의 빌딩 숲 속 어딘가, 십 년간의 외국 생활과 이러저러한 이유 탓에 한국의 겨울을 볼 일이 없었던 나는 열두 살 무렵 마지막으로 본 진눈깨비 사이에서 다시 한 번 밤하늘을 쳐다보며, 그 밤하늘 색과 비슷한 트렌치코트를 걸친 채 비스듬히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지하철역 상가에서 천원 몇 장을 건네고 사서 낀 검은 털 장갑이 생각보다 두터워 라이터를 켜기가 어려웠고, 오른쪽 장갑을 벗어 시린 손과 담배를 코트로 가린 채 다시 한 번, 두 번 라이터의 부싯돌을 돌렸다. 어느새 불붙은 담배는 어두운 거리에서 홀로 붉게 빛났고, 몰려오던 피곤함에 벽에 기대선 나는 담배 연기 너머로 지나가던 이름 모를 여인들과 몇 초간 눈을 마주친다던지 하.. 2016. 2. 18.
사십 년 후, 서울 팔월 하루 아침, 여름 창공 아래 귀가 찢어져라 울어대던 매미소리를 벗 삼아 나는 색채 없는 육층 아파트 비상계단 입구에 우두커니 서 차가운 캔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십분. 이십 분. 갑갑한 더위 속이었지만 콘크리트 그늘 아래 여름 향내가 아무래도 좋아 그새 미적지근해진 커피를 연신 홀짝대며 바깥 풍경을 바라봤다. 등굣길 한 남고생, 여고생이 저만치 가로수들 사이로 손을 잡은 채 걸어가고 있었고, 시야 속 바삐 날갯짓을 하던 녹색 잠자리를 따라 시선을 치켜세우니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여객기가 작열하는 태양을 소리 없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꽤나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아버지가 아침을 만들고 계셨다. 좁은 아파트 부엌, 이리저리 움직이시던 아버지 사이로 들어간 나는 젓가락이나 그릇 같은 것을 .. 2015. 10. 21.
동과 서의 만남, 손에 손잡고 - 1988년 서울 올림픽 1988년은 20여년 간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대한민국에 있어서 뜻 깊은 한 해였다. 경기도 과천에 서울랜드가 개장하였고, 삼성동 COEX 자리에 무역센터가 완공되었으며, 전두환 정권을 기점으로 반민주 군사정권은 그 마지막을 고했다. 이어, 노태우 대통령이 민간인 신분으로 당선되면서 평화적인 정권이양이 이루어진 해였다. 물론 이런 과정들이 성공하기 전에 대한민국은 비극적인 사건들을 20여년 동안 수없이 겪어야 했다. 두 번의 군사 정변이 있었고 6월 항쟁이나 전태일 평화시장 분신사건, 박종철 치사사건 등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운동들도 거세게 일어났지만, 한편으로는 안정적인 산업화, 그리고 경제적인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어느 정도 전세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하고 있었다. 성장하.. 2012.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