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11 스물 넷, 불안 (cover) 1. 스물 넷. 주위 친구들이 하나 둘 명함을 가지게 되었다. 누구는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임관을 했고, 누구는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했으며, 누구는 회계법인에 막 둥지를 틀었다. 오고 가는 인사와 축하가 정신 없이 지나가고 나면 나는 종종 일상의 표정으로 가리고 있는 의식의 저변에서 침식되는 자존감과 발아하는 불안감을 발견했다. 그런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이룬 것 없는 내가 심술궂은 사람마저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어 멈칫거렸다. 2. 사람들은 성공한 이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고, 대게 그 스토리의 주인공은 청중의 사연을 알지 못한다. 때문에 여러 강의를 접하다 보면 인생의 기수가 되라는, 달리는 말의 고삐를 주도적으로 쥐라는 식의 두리뭉술한 조언만이 남는 경우가 .. 2017. 10. 7. 행복해도 괜찮아, 오늘도 내일도 [cover] 당신은 금요일과 일요일 중 어떤 날이 더 기다려지나요? 금요일은 쉬지 못하는 날이고, 일요일은 쉬는 날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금요일을 선택할 것이다. 금요일이 되면 내일의 토요일을 마주하게 되지만, 일요일이 되면 한 주의 시작을 의미하는 월요일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은 행복의 기준점을 오늘보다는 내일에 두고 살아간다.[1] 우리가 그토록 찾는 행복은 항상 미래에 있다. 하지만 금요일에 도착한 뒤 바라본 우리의 미래는 토요일이 아닌 또다시 월요일이다. 고등학교를 다닐 땐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노력했고, 대학교를 다닐 땐 취직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취직이 되면 승진을 하기 위해 또 노력해야 하고, 그 후엔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에 또 노력을 .. 2017. 10. 3. 어느 4학년의 독백 버클리에서의 첫 학기 첫날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이 난다. 처음 캠퍼스를 거닐던 그 날,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화창했고, 선선히 불어오던 가을바람이 상쾌하던 날이었다. 대학교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부푼 설렘을 가지고 수업을 들었고, 교수의 한 마디도 놓치기 싫어 쉴 새 없이 빳빳한 새 공책에 필기했다. 수업이 끝나고서는 많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다. 함께 기숙사 라운지에서 어떤 수업들을 들어야 하는지, 어떤 교수가 점수를 더 잘 주는지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밤이 되면 친구들과 여기저기서 열리는 이벤트에 가서 선배들을 만나고 자기소개를 하고, 그렇게 지쳐 돌아와 시끌벅적한 하루를 마치곤 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쏟아지는 인간관계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며.. 2016. 11. 2. BerkOp Weekly - '청년 일자리' 공약과 경비원 감축 *BerkOp Weekly (버콥 위클리) 시리즈는 매주 최신 뉴스들과 시사 문제 중 칼럼니스트 임의로 몇 가지만을 선택해 독자들에게 알리고 그에 대한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 반영을 주목적으로 한다. 정치 이슈, 경제, 문화, 사회 등 버콥 위클리가 다루는 주제는 광범위하다.* MK News 1. '청년 일자리' 공약과 그 이면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던 이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결국 두 야당이 여당을 제치고 우세한 형세를 차지하며 끝을 맞았다. 투표가 끝이 난 지금, 국민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당연히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선거 공약이다. 그중 특히나 눈길을 끄는 공약이 바로 야권이 내건 "청년 고용 의무 할당제"인데, 이는 기업이 직원을 고용할 때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34세 미만의 청년으로만.. 2016. 4. 16. 수저 계급론 : 노력보단 숟가락 색인 사회 최근 대한민국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사회 현상을 하나 꼽으라 하면 청춘 세대 사이에서 꽤나 오랫동안 유행 중인 '수저 계급론' 문제를 결코 빼 놓을 수 없다. 한우를 육질에 따라 1++부터 한 단계 아래씩 등급을 매기듯이, 사람도 부모의 재산 정도에 따라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그리고 동수저라는 계급에 따라 나누는 것이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 :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라는 영어식 표현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러한 수저 계급론은 인터넷이나 TV 등의 매체에서 가벼운 가십거리 또는 하나의 유머 소재로 쓰이는 경우가 많으나, 사실 단순히 웃어넘기고 말아도 될 정도의 가벼운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 이면에는 시간.. 2016. 2. 20. 신입생과 편입생, 그 끝나지 않은 갈등 *얼마 전, “UCBerkeley 대신 전해드립니다(벜대전)”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편입생을 겨냥한 글이 올라왔다. 안타깝게도 원본이 삭제되어 첨부할 수는 없으니 아쉬운 대로 해당 글의 반박글을 첨부한다. 이 글을 토대로 논쟁의 포인트를 몇 가지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편의상 UC Berkeley는 “버클리”라고 지칭한다.1. 버클리가 공립학교이기 때문에 매년 일정 수의 편입생을 뽑아야 하고, 이 때문에 수준 미달인 학생들이 편입하고 있다.2. 세계 랭킹 1위 안에 드는 명문 대학교에 기본적인 영어 회화도 되지 않는 학생들이 있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3. 이러한 현상 때문에 한국에서도 버클리의 가치가 떨어져 면접관들 사이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글은 버클리에서 언제나 끊이지.. 2015. 11. 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