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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아청법' 개정과 대한민국 성범죄

(본 글은 Berkop의 필진 이정환 군의 글입니다.)


우선 글을 시작하기 앞서 대한민국의 아동 성범죄의 대처를 풍자하는 한 창작 만화를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family/216/read?articleId=15546403&objCate1=&bbsId=G005&searchKey=subjectNcontent&itemGroupId=&itemId=63&sortKey=depth&searchValue=%EC%96%91%EC%B9%98%EA%B8%B0&platformId=&pageIndex=1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 아동, 청소년관련 성범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유괴, 성추행, 심지어 성폭행까지. 꼬마아이들을 납치하는 것이 성인에 비해 쉽다라고 생각하고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주체하지 못한 성욕의 잘못된 폭발이 문제일까? 언제나 그렇듯, 우리나라 특유의 늦장대응의 결과로, 새로이 개정된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916일 이후로 여성가족부에의해 현재 시행 중에 있다. 이로 인해 평소 여성가족부를 탐탁지 않게 보던 누리꾼들과 여성부간의 전쟁이 최고조에 달했다. 분명 아청법은 있어 마땅하고 유지 시켜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분노케 하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아청법 개정이 과연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 성범죄 근절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 집중 탐구해 보고, 우리나라 성범죄자 처벌의 허점들을 두루 살펴보고자 한다. 

아청법 개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보면 이번 개정안이 기본적으로 위헌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제시하는 위헌의 근거들을 살펴 보자면

 

16 : 모든 국민은 주거의 자유를 침해 받지 아니한다.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17 :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 받지 아니한다

18 :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 받지 아니한다.

 

등이 있다. 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함정 수사이다. 개정안 이후 경찰이 함정 수사를 할 경우를 가정해보자. 경찰이 의도적으로 아동음란물을 제작, 배포할 경우 이 음란물을 다운로드한 모든 인터넷 이용자가 용의자로 몰리게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데, 과연 음란물 시청과 성범죄가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할 정도로 상관관계가 있냐는 것이다. 성욕이란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 욕구 중 하나이며 전 지구 포유류 중에서도 성욕을 자손번식 이외의 형태로 보는 몇 안 되는 종족 중 하나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사람은 살아가지 못하며, 잘못된 욕구 폭발이 성범죄로 직결될 수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음란물을 자주 접한 사람이 자신이 접한 미디어의 정보대로 욕구를 해소하게 된다면 음란물 시청은 성범죄를 부추긴다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예를 한번 들어보자. 일본은 공공연히 음란물이 제작되고 유통되는 국가이며 인터넷 상에서는 '성진국'이라고도 불려질 만큼 음란물 산업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이런 나라의 성범죄율이 우리나라의 비해 낮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일본인들의 경우 사회적 도덕성을 강조하고, 사회적 규범을 침해하는 사람들은 매도 당하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에 자칫해서라도 성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성교육에 있어 부끄러워하지 않고 가정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1차원 적인 생각으로 음란물시청만을 성범죄의 원인으로 규정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한 여성부는 현시점에서 질책 맞아 마땅하다.

또 다른 아청법 개정의 잘못된 점을 찾아보자. 이번 개정안에 의하면 아동음란물을 제작, 배포, 그리고 소유할 시 최고 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되는데, 아래 사진은 실제로 아청법 개정안 실행 이틀 후 한 대학생의 집으로 날아들어온 법원 통보문이다. 경찰이 어떠한 루트로 그의 음란물 소지를 확인 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에게 내려진 처벌은 벌금 600만원 형이다.

 

            


 

여기서 아래의 기사를 짚고 가보자. 아래 기사는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울산 장애인 센터 성폭행사건에 대한 기사인데, 일반인도 아닌 장애인 여자 중학생 두 명을 강간 한 죄로 500만원만 내면 되는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일이 이렇게 되다 보니 성폭행을 하는 것이 집에서 야한 동영상을 보는 것보다 낫겠다는 비아냥거림이 들려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밖에도 새로이 개정된 아청법에는 표현이 애매한 허점들이 눈에 띄는데 ‘4조 다’의 경우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 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를 아동, 청소년에게 할 경우 처벌받게 된다. 이에 한 교수는 “신체의 노출에 대한 처벌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잡고 있으며 자신과 학생이 반팔을 입고 있으므로 이것도 노출이겠네” 라고 개정안에 핀잔을 주며 위헌의 소지가 거의 확실하다고 지적하였다. 사실 아청법의 개정의 의의에는 잘못된 점이 없다. 아동과 청소년의 성은 보호해야 마땅하면 성인으로 지켜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지는 경찰의 늦장대응으로 인한 국민들의 비판적 여론을 회피하려 긴급하게 만들어낸 허술한 개정안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애초에 우리나라의 성범죄에 대한 처벌의 강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최고형량은 30년이며 아직까지 30년형을 선고 받은 자는 없다고 한다. 정신적 이상, 만취상태, 우발적 행동 등이 감형의 이유로 꼽힌다. 대표적인 경우로 조두순의 경우 12년 형을 선고 받았다. 미국의 경우 몇몇 주에서는 사형이 적용되며 평생 위치 추적기 부착, 주거지역 제한 등이 있다. 영국의 경우 13세 이하의 아이에게 성폭행을 저지르는 경우 무조건 무기징역에 처한다. 폴란드의 경우 아동성폭행범에게는 화학적 거세를 시키는 법안이 통과 되었기도 하다. 이렇듯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월등히 따뜻한(?) 형량이 내려지고 있으니 한국에서는 성범죄가 끊기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성범죄에 대해 가벼운 처벌이 내려지는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다. 한 가지 이유로는 아직까지 뿌리 뽑히지 않은 가부장적 제도에 있다고 하겠다. 아직까지 재판장에서는 성범죄자의 가장, 혹은 남자로서의 미래를 걱정하여 감형을 해주기도 하며, 경찰은 성범죄자 피해자에게 피의자에 대한 동정을 이끌어 내려고도 한다. 피의자의 앞날은 보살펴 주면서 피해자의 미래는 생각하지 않는 경찰의 이 같은 태도는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 이유로는 영화 홀리데이의 명언,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하겠다. 부패한 법관, 부패한 고위관료, 부패한 경찰 때문에 많은 범죄자들이 돈과 연줄로 좁은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아청법 개정으로 성범죄의 예방보다는 성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시점까지 와버린 것이다. 앞으로는 다른 선진국들의 사례를 본받아 성범죄자들에게는 여태까지와는 다른 무거운 철퇴의 맛을 보여줘야 할 것이며, 그런 범죄자들을 피해자보다 감싸려 하는 생각은 하루 빨리 버렸으면 좋겠다.

아청법 개정안은 이제 막 시작 되었을 뿐이고 앞으로 더욱 수정되고 진보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이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 된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법률은 그저 쓰레기인 채로 남게 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질수록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법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비록 현재 개정안 대로라면 성 범죄자들 보단 엄한 방구석 폐인들을 잡아들일 가능성이 크지만 앞으로 확실한 조항과 재대로 된 조치로 대한민국의 아동, 청소년대상 성범죄율을 낮추는데 일조 하였으면 한다.

 

아청법 개정안 : http://www.law.go.kr/lsInfoP.do?lsiSeq=116790&efYd=2012091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