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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사회 :: Current Issues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3인, 그다음은?



노벨상은 누구나 한 번쯤은 뉴스에서 들었을 법 할 정도로 매년 인류 복지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나 단체에게 수여되는 상이다[1]. 이 상은 총 6개 부문 (평화, 문학, 물리학, 화학, 의학, 경제학)으로 나뉘는데, 아직까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은 평화 부문에서 2000년에 수상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경제 부문에서는 역시 올해도 한국인 수상자는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그동안 노벨상은 수상 법칙[2]이 있을 정도로 다양성에 인색했다. 노벨상 수상 법칙이란밀턴 프리드먼이 1976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할 당시에 제시한 것인데, 통계학적으로 분석했을 때 성별이 남성이고, 국적이 미국인이며, 시카고 대학을 나왔을 때 수상하기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한국인은 없다.

 

 

하지만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왕립 스웨덴 과학한림원에서는 이례적인 수상자들을 10 14일 날 발표하였다. 올해의 노벨 경제학상과 상금 900만 스웨덴 크로나를 차지하는 영광은 개발 경제학자들 3, 아비지트 바르네지 (Abhijit Banerjee) MIT 경제학 교수, 에스테르 뒤플로 (Esther Duflo) MIT 경제학 교수, 그리고 마이클 크레머 (Michael Kremer) 하버드 경제학 교수에게 돌아갔다[3]. 이들의 수상은 노벨상 수상 법칙을 완전히 깼다. 뒤플로 교수의 남편, 아비지트 바르네지 교수는 아시아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는 두 번째 여성 수상자가 되었다이 같은 이례적인 수상자 명단은 올해 50주년을 맞은 노벨 경제학상을 통해 성 불평등과 인종차별 등에 관한 문제들로 질타를 받아왔던 경제분야에서 다양성을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은 빈곤층에 관한 가정이나 추측에 기반한 연구에서 발자국 나아가 최초로 빈곤층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시험 (Randomized Control Experiments, RCT) 통해 직접 현장에서 실험을 진행했다이들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아비지트 바르네지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가 합작해서 가난한 사람이 합리적이다 추천한다.

 

이쯤 되면 그다음이 궁금해진다. 2020년의 노벨상의 영광은 누구에게로 돌아갈까?


Walker, Peter J. “David Card.” The Big Picture, 2016, ritholtz.com/2016/07/the-challenger/

 

필자가 다니고 있는 UC 버클리는 세계 명문 공립 대학교로써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학교  하나이다. UC 버클리 관련 노벨상 수상자가 107명에 육박하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24명에 이른다. UC 버클리 경제학과는 QS Ranking, US News, THE World University Rankings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매년 10위권 안에 들 정도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학과이다. 저명하신 많은 교수님들 가운데에서도 현재 UC 버클리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 데이비드 카드 (David Card) 교수 내년에 노벨 경제학상의 영광을 거머쥐게 될 학자로 조심스럽게 예언해본다. 

 

데이비드 카드 교수를 빼놓고는 노동경제학 (Labor Economics) 대해서 논할 없을 정도로 경제학 발전에 기여를 하였다. 1994년에 발행된 데이비드 카드와 프린스턴 교수, 앨런 크루거 (Alan Kruegar) 최저임금에 관한 논문은 아직도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 중 하나이다. 이들은 뉴저지 주에서 인상된 최저임금이 고용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획기적인 논문 결과를 내놓았고[4], 이 논문에서 계량 경제학 (Econometrics) 수업이나 사회과학 연구 수업에서 빠지지 않는 원인 영향 (causal effect) 추정할  쓰이는 Difference-in-Difference 방법을 개척하였다. 또한, 경제학 연구에서 자연 실험 (natural experiment)을 처음으로 도입한 분도 데이비드 카드 교수이다. 런 공들을 인정받아서 데이비드 카드 교수는 1995년에는 예비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 메달은 경제학 사상과 지식에 명백한 기여를 했다고 간주되는 40세 미만의 미국 경제학자[5]에게 수여하는데, 이 메달을 받은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이 나중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올해 왕립 스웨덴 과학한림원이 정한 경제학자 3명은 기존의 틀을 깨는 수상이라 노벨 경제학상 50주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년에는 다르다. 이미 올해 화재성이 큰 수상을 발표했으니, 내년에는 지난 40년간 노동 시장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연구한 데이비드 카드 교수의 수상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필자의 스승님이신 데이비드 카드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좋아서 사람에 관한 연구를 하는 것이라고. 이런 분이야말로 인류 복지에 큰 공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되는 노벨상의 취지에 걸맞은 사람이 아닐까.



[1]노벨상.” 노벨상, terms.naver.com/entry.nhn?docId=928507&cid=43667&categoryId=43667.

[2]노벨상에 이런 숨겨진 법칙이?” 노벨상에 이런 숨겨진 법칙이?, terms.naver.com/entry.nhn?docId=2847524&cid=56774&categoryId=56774.

[3] “The Sveriges Ri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 2019.” NobelPrize.org, www.nobelprize.org/prizes/economic-sciences/2019/press-release/.

[4] Card, David; Krueger, Alan B. (1994). "Minimum Wages and Employment: A Case Study of the Fast-Food Industry in New Jersey and Pennsylvania". American Economic Review84 (4): 772–793. JSTOR 2118030

[5]  "American Economic Association". www.aeaweb.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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