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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문화 & 예술 :: Culture & Art118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수상, 그리고 감독 김기덕에 대한 단상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일제 시절, 정오의 사이렌 소리와 함께 박제가 된 날개를 달고 추락한 어느 천재가 있었다. 자신이 천재임을 직감했지만 타고난 시대적 불운에 육체적 허약함까지 겹쳐 대중의 따뜻한 격려 한번 받지 못한 채 일본 어느 병원에서 쓸쓸히 죽어간 이상이 그다. 여느 천재 이야기의 주인공이 그렇듯이, 그는 외로움을 늘 곁에 두었고, 타인의 인정과는 거리를 두었으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엔 거침이 없었지만 스스로의 어두운 과거는 극복할 용기조차 내지 못하던 겁쟁이였다. 이렇게도 문득 이상의 소설 한 구절을 떠올리게 된 까닭은, 어느날 갑자기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도배한 걸인 차림의 잊혀졌던 한 사나이 때문이다. 9월 초, , , , 등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2012. 10. 15.
여왕의 패션: 여성리더들의 성공과 그녀들의 패션철학 패션은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성격, 내면 상태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며, 역으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이다. 이집트의 여왕 하트셉수트부터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현대에는 힐러리 클린턴과 낸시 펠로시까지 이른바 권력을 가진 여자들은 모두 당대의 스타일리쉬한 여성들이다. 권력자들의 ‘stylish’란 패션잡지에서 다루는 그 시즌의 최신상품으로써 완성되는 것이 아닌, 그녀들의 정치노선과 스타일이 어우러져 ‘자신다움’을 총체적으로 대변해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패션이라고 하면 가벼운 칙릿소설에서나 비중 있게 다루어질 법한 용어일지도 모르나, 정의를 구현하고, 무너진 경제를 복구하는 파워우먼들에게도 패션은 대단히 중요하다. 아니, 남성본위의 정치세계에서 활동하는 이들에게 패션은 그녀들의 태도와 이념을 상징하.. 2012. 7. 30.
지배자들의 섹스 – 중국 황제들의 성생활 마음대로 자신이 원하는 여성과 섹스를 할 수 있다? 왕비와 수 천명의 후궁들, 그리고 궁녀들을 상대로 언제나 원하는 날에 섹스를 할 수 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고 대부분의 문명에는 사람들 사이의 여러 가지 계층 구조가 존재했고, 그런 계층의 최상위 정점에 서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지배자라고 한다. 왕, 지배자, 마립간, 집정관, 황제 등 세상에는 다른 사람들을 다스리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런 권리는 또한 많은 능력과 책임의 필요를 동반해야 하기에 인류의 역사에서 지배자는 항상 피지배자들보다 적은 숫자로 존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르크스의 말처럼 지배자들은 상위 계층에 있는 자들로서 때때로 하위 계층의 피지배자들을 핍박할 수 있는 힘을 가지기도 했다. 보통 우리가 조선의 국왕이나 일본의 막부, 프.. 2012. 7. 26.
동심의 추억, 옛날 만화, 그리고 어른아이가 된 우리들. 샌프란시스코의 비 내리는 날은 그 어느 곳보다 조용하고 어둡다.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마음마저 눅눅한 날에 무슨 공부냐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그 누구보다 비를 싫어하는 필자는 비 내리는 날이면 마법에 걸린 날처럼 성격이 예민해진다. 여느 비 오는 날처럼 책상에 앉아 공상에 잠기며 시간 죽이기를 하고 있는 찰나, 거실에서 룸메이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거실로 나가보니 필자의 룸메이트는 후뢰시맨을 보고 있었다. 그렇다. 필자의 룸메이트는 옛날 만화와 주제가를 보고 들으며 추억을 되새기고 있었다. 필자와 그는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공감대가 맞았다. 궂은 비는 쉴 새 없이 내리며 낡은 도시를 녹슬게 하였지만, 우리의 동심까지 녹슬게 하진 못.. 2012. 4. 11.
사생팬들: 한국 팬덤들의 음지 (陰地) 세상에는 어디나 유명한 스타들이 있다. 운동 선수, 가수, 프로게이머, 정치인 등 세간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남들 이상으로 좋아하며 응원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팬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런 팬들이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팬덤이라고 한다. 이런 팬덤은 전세계 어디든지 존재한다. 우선 훌리건이라고 불리우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축구 팀들의 광팬들도 있고, 비틀즈의 존 레논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마크 채프먼도 있다. 하지만 이런 팬덤의 문화는 비단 유명인물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례로 한국에 처음 아이폰이 도입되었을 때, 일부 팬들은 자신들의 기계 주문에 대한 배송이 늦어지자 조직적으로 우체국을 습격한 사례도 있다. 이 모든 사건들은 자신만의 그릇된 방법으로 자신이 사랑하거나 좋.. 2012. 3. 13.
동과 서의 만남, 손에 손잡고 - 1988년 서울 올림픽 1988년은 20여년 간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대한민국에 있어서 뜻 깊은 한 해였다. 경기도 과천에 서울랜드가 개장하였고, 삼성동 COEX 자리에 무역센터가 완공되었으며, 전두환 정권을 기점으로 반민주 군사정권은 그 마지막을 고했다. 이어, 노태우 대통령이 민간인 신분으로 당선되면서 평화적인 정권이양이 이루어진 해였다. 물론 이런 과정들이 성공하기 전에 대한민국은 비극적인 사건들을 20여년 동안 수없이 겪어야 했다. 두 번의 군사 정변이 있었고 6월 항쟁이나 전태일 평화시장 분신사건, 박종철 치사사건 등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운동들도 거세게 일어났지만, 한편으로는 안정적인 산업화, 그리고 경제적인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어느 정도 전세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하고 있었다. 성장하.. 2012. 3. 10.